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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dolf Jul 01. 2023

철학하라

철학하라. 철학하랴? 맞다. 철학하라는, 그래서 철학하려는, 그리하여 이 책을 통해 철학하는 것이다.     

 

- 불확실한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무너지지 않는 나’를 찾는 것이다.

- 사유와 철학의 힘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니까 모두 다 함께, 사유하라, 그리고 철학하라.


위의 두 문장은 이 책의 표지 뒷면에서 강하고 큰 글씨로 강조하는 말이다. 제언이다. 이 말에 이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또다시 제언한다.     

“수차례의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만신창이가 되면서 인류는 카오스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다. 예측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세상이 나를 흔드는 대로 마냥 흔들릴 것인가? . . . 인류의 오랜 자산인 철학에서 이 위기를 헤쳐나갈 해답을 찾는다. . . ‘내 안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고 서양이 구축한 세계를 이해하게 되며 불확실한 세계를 넘어설 단서를 얻게 된다. 인간과 세계를 향한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상에 깊이 빠져보자. 이 책은 우리 각자가 우리의 머리로 철학을 할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황광우는 또한 표지 앞뒤 날개의 말에서 이렇게 서술한다.      


“인간과 세계를 향한 강렬한 열정과 사유가 없었다면 공자도 플라톤도 위대한 고전을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고의 철학자들은 우리에게 ‘사유하라’, ‘철학하라’라고 주문한다. 사유와 철학의 힘은 불안한 개인의 생각과 실천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나를 키워준 건 팔할이 고전’이었다고. 저자는 또한 자신에게 큰 영감을 준 책으로 죄와 벌, 악령,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플라톤의 국가와 향연, 폴 스위지의 자본주의 발전의 이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그리고 성경을 제시했다. 그리고 독일의 변방이었던 코니히스베르크에서 한 번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평생 살았던 이마누엘 칸트의 말 ‘사유하라, 철학하라’를 늘 스스로에게 주무을 걸었다고 한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알고자 하는 욕망을 본성으로 갖고 있다’는 말을 인용하며 인간 본성의 좇아 ‘고전과 씨름해 보자’며 용기를 내라고 독자들에게 권한다.”



600쪽이 넘는, 두툼하고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이 책은 ‘지루’함만큼이나 동시에 내 머릿속에 각종 ‘지류’를 만들어 한편으로는 혼돈으로, 또 다른 면에서는 동서양 철학 위인들의 그 ‘괴상하고 야릇한’ 그러면서도 내 두뇌와 적성과 인성과 지성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철학의 세계로 안내해 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책을 통해 혜안을 얻거나 통찰이나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첫째는 지독한 지루함이여, 둘째는 내가 넘지 못할 사상과 철학과 심오함에 질려 기피함을 넘어서서 때로는 좌절하기까지 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자신하는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동서양 40명의 철학자와 과학자 및 역사서를 통해 창조 이래 인류의 지성과 이성에 밝은 횃불을 들어준 이들을 순례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다. 사실 나는 토막지식처럼 이 책을 토막 내어 중간중간 읽고 때로는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의 위인들과 순간적으로나마 교류할 수 있었다고 위안하는 것은……, 아, 이 뒷말은 언젠가 내가 나를 위해 남겨두리라. 내게도 위인들 못지않은 ‘불후의 명언’이 떠오를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그 대신 이 책의 목차에 제시된 인류의 스승들을 소개한다. 그것이 내가 독백처럼 되뇔 ‘혼비백산’ 자백보다 나을 테니까. 철학과 사상과 학문의 어버이들인 그분들에 대한 단 한 줄의 ‘응축’된 그 소개 글. 이 짧은 문구가 어쩌면 그분들의 전집 전체보다 그분들을 더 확정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혹 이 목차의 제시 글만 읽고도 이 책 전체를 통독한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만일 그러하다면 그러한 문구를 제시한 이 책의 저자 황광우 선생에게 박수를 보냄이 마땅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래에 소개하는 목차 문구들을 찬찬히 음미해 보시기 바란다. 그 문장 다음의 인물이나 저서는 보지 말고 오직 문구 자체만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 문장들이 철학보다 더 심오할 수 있다. 그리고 철학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보다는 훨씬 인간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철학이 어떻다는 것은 아니다. 철학 그 자체가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는 학문적 용어이니까.)

    따라서 이 글 전체 중 다음의 목차에서 제시하는 문구는 필독사항이라 여긴다. 이는 철학과 관계없이 우리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 목차의 문구만 보고도 책 전체를 다 읽은 듯하여 그냥 책을 덮을 뻔했으니까. 정말이다. ^^) 사실 목차의 제목들만 읽어도 갑자기 현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제1장 | 내 속의 나|자아편(內篇)

    우물에 빠진 아이를 보면 왜 구하고 싶을까? - 맹자 《맹자》

    현실에서 인간의 의지를 구하라 - 순자 《순자》

    스스로에게 묻노니 나는 사람의 도리를 하고 있는가? - 공자 《논어》

    거스름 없이 흘러흘러 가거라 - 노자 《도덕경》

    진지하고 실천하면 성인이 멀겠는가? - 이황 《성학십도》

    도덕적 인간의 최고의 길을 제시하다 - 《중용》

    줄기 많은 물길들이 바다에서 만난다 - 원효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疎)》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주역》     


제2장 | 삶이라는 사막을 건너는 지혜|관계편(外篇)

    그대 존경받고 싶은가? - 정약용 《목민심서》

    지켜지지 않은 원칙은 변칙일 뿐이다 - 한비자 《한비자》

    나는 치열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가? - 사마천 《사기》

    현실적인 삶에서 인간이 갈 최고의 길을 제시하다 - 《대학》

    함께 가니 아름답지 아니한가? - 용수 《중론》

    그 뿌리가 위대하여 쓰러지지 않으리라 - 신채호 《조선상고사》

    미토스와 로고스를 아우르다 - 일연 《삼국유사》

    새로운 체계의 완성 - 주희, 여조겸 《근시록》



제3장 | 삶이라는 사막을 건너는 지혜|철학 및 심리편

    진리는 인간의 내면에 깃들어 있다 - 정약용 《목민심서》

    ‘생각하는 나’의 탄생 - 데카르트 《방법서설》

    인습과 권위에 의존하지 마라 - 베이컨 《신논리학》

    이성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칸트 《순수이성비판》

    누가 신을 죽였는가?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꿈속에서 발견한 인간 정신 - 프로이트 《꿈의 해석》

    언어와 세계에 구조의 골격을 세우다 - 소쉬르 《일반 언어학 강의》

    언어 놀이를 통해 철학이 사라졌다 -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제4장 | 너와 나의 세계를 잇다 | 법 및 경제편

    네가 아니라 세계정신이 너를 인도하리라 - 헤겔 《역사철학의 강의》

    자유의 범위와 한계를 논하다 - 밀 《자유론》

    전 세계 노동자계급의 ‘성경’ - 마르크스 《자본론》

    마르크스로부터 마르크스를 넘어서 -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청산》

    자본주의의 끝을 예견한 자본주의 숭배자 - 슘페터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제5장 | 우리의 세계를 짓다 | 정치편

    철인이 다스리는 국가는 무엇이 다른가? | 플라톤 《국가》     

    꿈꾸는 자만이 실패할 수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피를 마시고 자라는 나라 - 마키아벨리 《군주론》

    국민은 왕에게 너무 많은 것을 위임했다 - 홉스 《리바이어던》

    개인의 생명과 자유를 지키는 자발적인 결사체, 국가 - 로크 《통치론》

    자유롭게 태어난 인간이여, 쇠사슬을 끊어라 - 루소 《사회계약론》



제6장 | 세계 밖으로 나아가다 | 과학편

    중세와 결별한 과학관 - 갈릴레오 《두 개의 주된 우주체계에 관한 대화》

    근대 과학혁명을 매듭짓다 - 뉴턴 《프린키피아》

    뿌리를 찾아서 - 다윈 《종의 기원》

    물질의 파동이론과 양자역학의 기초를 세우다 - 슈뢰딩거 《생명이란 무엇인가?》

    과학은 부분인가, 전체인가? -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철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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