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거나, 익숙하지 않거나
"따다따다단 따라랄라라~"
오전 7시, 알람 소리에 잠이 깼다.
날씨가 잔뜩 흘려서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빛 하나 없는 날이면 꼭 알람에 의지해서 잠이 깬다.
요즘은 11시 전후로 자서 7시 전에는 잠이 깨는데, 흐린 날씨에는 알람 없이 눈 뜨기 어렵다.
내가 누웠던 잠자리를 정리하고, 오늘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침대 위에서 무사히 자고 있는 남편(혹은 떨어졌지만 새벽에 다시 올라왔을 수도 있는)을 뒤로하고 거실로 나와 모든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밤새 내린 비 덕분에 세상이 촉촉해 졌고, 잔뜩 흐린 날씨가 장마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다행히 내린 비 덕에 습하지 않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덕에 상쾌한 아침이다.
양치만 한 뒤, 이제는 의식의 흐름데로 먹게 되는 15년 정도 먹고 있는 갑상선호로몬약을 먹고 난 뒤, 의자에 앉아 잠시 고민했다.
먼저 씻을 건이지, 아니면 주방부터 정리할 것인지.
상쾌한 공기가 사라지기 전, 주방일부터 하기로 했다.
일단 커피포트에 물부터 끓인 뒤에, 오늘 먹을 국부터 끓이고 설거지거리를 정리했다.
비 오는 날씨라는 걸 어제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소고기우거짓국을 끓일 참이었다.
어제부터 김치냉장고에서 해동 중인 얼려놓은 사태뭇국에 또 얼려 놓은 양념한 우거지를 넣고 팔팔 끓여 놓는다.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먹고살기 위해서는 냉동식품을 피할 수 없었고, 가공식품을 피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냉동식품을 만들어만 했다. 이렇게 만든 냉동식품들이 나에게는 너무나 유용한 밥템들이 아닐 수 없다.
물조절, 불조절 몇 번과 간도 안 본 국은 완성되었다.
설거지도 끝냈고, 남편 일어나면 먹을 방울토마토와 살구도 잘 씻어 물기 탈탈 털어 그릇에 담아놨다.
수건을 꺼내 욕실에 들어가야 하는데, 나는 어느새 키보드를 꺼내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커피가 식기 전 커피를 마시며 어젯밤 답장을 못한 친구들 모임 단톡방에도 답장을 했다. 시간을 보니 8시가 좀 안되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조카 학교 보낼 준비를 하고 계셨다. 엄마와 조카 셋이서 간단히 별스럽지 않은 통화를 마쳤다.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다.
이제 씻기만 하면 나는 오늘 하루를 위해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춘 상태가 될 텐데, 앗 남편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