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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가 Oct 19. 2023

#9 필라테스 효과를 증가시키는 법!

내 돈 내고 배우는 거 뽕을 뽑자!

필라테스는 횟수제다. 여러 필라테스 센터를 알아본 결과 평균적으로 20~24회를 기준으로 가격대가 형성된 있었다. 기간제로 다니는 헬스장과 달리 오늘, 내일, 모레 계속 나오면 한 달도 안 돼서 기간이 끝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주 2회, 많으면 3회로 다닌다.(센터에서도 보통 그 정도면 된다고 했다.)


필라테스를 직접 해보면 스트레칭을 하는 느낌이다. 속근육을 단련하지만 관절 가동성과 근육 유연성이 크게 체감된다. 그런데 스트레칭을 해보면 알 수 있듯이 조금 지나면 다시 뻣뻣한 몸상태로 돌아온다. 그런데 주 2회 텀이라니! 


'정말 이 정도만 해서 몸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처음 필라테스를 시작했을 때 든 생각이다. 


맨 처음 수업을 들을 때 화요일/목요일로 시간을 잡았다. 고중량 운동을 할 때도 근육이 회복하기 위해 같은 부위는 하루정도 푹 쉬어주는 게 좋다. 그래서 화요일에 운동하고 하루쯤 몸을 회복시켜 주고 목요일에 하면 딱이라고 생각했다. 화요일에서 목요일로 넘어가는 건 좋았다. 

그런데 '금, 토, 일, 월요일'을 쉬고 있으려니 그 텀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이거 열심히 운동해 봤자 쉬는 동안 다 날아가게 생겼다.


월/목요일로 시간대를 옮겼다. 쉬는 날의 비율을 맞춰 너무 오래 쉬는 걸 방지했다. 그래도 2일/3일을 쉬는 게 불안했다. 기껏 비싼 돈 주고 피똥쌀만큼 힘들여놓고 아무 효과도 없다면 너무 억울하니까. 휴식 텀을 더 줄여야 한다!




나는 필라테스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30분 일찍 일어나 운동을 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얼마나 대단한 운동을 할 수 있겠는가. 당장에 눈 뜨는 것도 힘든데... 그래도 의지로 몸을 일으켰다.

유튜브나 TV에 연결된 통신사 제휴 홈트영상을 통해 다양한 운동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었다.  전신 스트레칭과 가벼운 맨몸운동으로 15~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개운해졌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저녁에는 푸시업을 했다. 

필라테스가 재활운동으로서 효과가 있는 건 관절부위뿐 아니라 약해진 근육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력운동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푸시업은 팔을 움직이지만 사실상 전신 운동이다. 필라테스를 보조해 주는 역할을 떠올렸을 때 이만한 운동이 없었다. 


푸시업은 100개 이상으로 월수금 3일을 했다. 매일 할 수도 있지만 내 목표는 '꾸준히'였다. 


목표가 너무 빡빡하면 정신이 먼저 지친다. 개인 사정으로 하루쯤은 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 한 번이 쌓여서 실패로 이어진다. 


그래서 딱 3번. 절대적으로 내가 지킬 수 있는 최소한으로 목표를 잡았다. 만에 하나 못하는 날이 생겨도 다음날 하면 횟수를 빠지지 않고 채울 수 있었다.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는다! 그게 내가 정한 운동목표였다.


처음에는 무조건적으로 힘들었다. 그렇게 몇 번 하고 나서는 가슴보다 삼두(뒷팔뚝) 쪽이 먼저 털려 푸시업이 힘들었다. 가슴운동을 생각으로 한 건데 가슴은 느낌도 안 오고 팔은 먼저 털려버리고... 이게 맞나 싶었지만 조금이나마 펌핑된 상체를 보며 꾸준히 했다. 

그래서일까? 점점 가슴 쪽으로 조금씩 느낌이 왔다. 자세는 그대로였다. 여전히 삼두가 털렸지만 가슴 쪽으로 밀어내는 감각이 함께 느껴졌다.


꾸준한 노력이 몸소 느껴졌다. 신체변화와 더불어 감각이라고 할까? 운동을 할 때 집중해야 하는 근육을 잘 느낄 수 있게 됐다. 이 감각은 운동을 할 때 아주 중요하다. 

'올바른 자세'라는 건 단순히 어떤 움직임인가를 말하는 게 아니다. 같은 동작도 어디에 힘을 주고(버티고) 움직이는 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홈트레이닝으로 단련된 몸은 필라테스를 할 때 어디가 자극되고 있는지 즉각적인 피드백을 보였다. 이전까지 단순히 따라 하던 동작이, 이제는 '운동'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운동할 때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신체변화도 느껴졌다.


원래는 바닥에 앉기 어려워했다. 뒤에 벽이 있지 않으면 뒤로 발라당 넘어갈 것 같아 안간힘으로 버티며 앉아야 했다. 그런데 필라테스를 하며 더 이상 좌식 식당이 부담되지 않게 됐다. 오히려 이 변화를 느끼기 위해 뒤에 아무것도 없는 자리에 앉게 됐다. 


아직까지는 자고 일어나서 담에 걸리지 않았고, 허리가 뻐근한 일도 줄었다.  


무엇보다 하루종일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일이 사라졌다. 

가끔씩 피로감을 느끼거나 정신적으로 지치 거나하면 한 번씩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괜히 걸음도 터벅터벅 걷게 되고, 어깨가 축 처져서 말려들어가다가 공벌레처럼 말아졌으면 하고 싶은 때가 있다. 한데 그런 삶의 무게(?)가 쌓이는 일이 사라졌다. 




'이거 필라테스 때문이 아니라 홈트레이닝 때문에 몸이 좋아지는 거 아닌가?'


필라테스와 홈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다가 문득 참 멍청한 생각이라고 답을 내렸다. 둘 중 어느 하나 때문이 아니라, 둘 다 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변했다고. 


물론 한 가지만 해도 변화는 있었을 거다. 그걸로 만족할 수준이면 그만큼만 해도 된다. 

하지만 나는 내 몸이 건강하게 변하길 바란다. 대단한 걸 하지도 아니고 엄청나게 많이 하지도 않는다. 그냥 이전엔 하지 않았던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을 만큼. 딱 그만큼만 노력하고 있다.


어떤 운동을 하던 한두 번 깔짝거리는 걸로 마법 같은 결과를 바라는 건 참 염치없는 일이다. 보통 다이어트 실패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가. 10의 운동을 하고 스스로가 대견해서 50의 음식을 보상으로 주는 것. 아무것도 안 하는 거에 비해서 10이라도 줄었다며 정신승리한다. 마이너스가 아니라면 50이나 40이나 그게 그거지. 


단순히 돈을 내고 참여하는 데에 만족하지 않았으면 한다. 목표가 있기에 돈까지 지불해 가며 하는 것 아닌가. 

운동하는 과정보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 목표에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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