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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스런 후후작가 Jun 14. 2024

순두부 사랑고백

볼빨간 삿춘기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댔다. 


이분은 무병장수의 꿈을 이루려는 걸까? 어쩜 조금의 변화도 용납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일관하는지. 변함없이 한결같이 밤마다 짜증 내고 파국으로 잠든다. 

빨리 할일을 처내지 못하는 본인의 처리속도를 탓해야지 꼭 애미탓하며 엄마 때문에 이렇다며 떠넘기고 잠들면 기분이 나아지는 걸까? 이런 힘든 하루의 끝을 잠을 자며 마무리하는 것은 실로 축복이다. 적어도 다음날 일어나며 리셋할 수 있는 기회가 매일 주어지니까.


"우리 아들 잘 잤어?" 아침이 되면 궁둥이 툭툭 치며 머릿속의 비듬 상태를 확인하며 깨운다. 

"후야, 엄마가 우리 후 머릿속 비듬 골라내다 보니 원숭이 된 기분이야. 새끼 털 골라주는 것 같아."

아이가 웃으며 깬다. 어제의 기억은 자면서 깨끗이 씻어서 날려버리고 오늘을 시작하면 그뿐이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니까 살 수 있지 모든 걸 기억한다면 과거의 실타래에 괴로워하며 스트레스로 과로사 확률이 폭증할 것이다. 

우리 본능에 충실한 후님이 사랑하는 주말이 찾아왔다. weekend. 한주의 끝.


"엄마 인사이드아웃 2 나왔데. 민성이 보러 간데 우리도 보러 가자."

"당근이지, 일요일에 당장 가자."


지금이 힘들지만 좋은 순간을 위해 참고 기다릴 수 있게 희망을 줘야지 무조건 밀어붙이면 아이가 나가떨어질 거라 생각해서 최대한 바람 쐬려 노력한다. 


그래서일까? 기분 좋게 샤워를 하고 아침을 맛있게 먹고 옷을 챙겨 입는 아이의 모습이 밝아 보인다. 

서로 노력해야 관계가 좋아지지.

불변의 진리이다. 어릴 때 많이도 해줬던 말을 해줘야겠다.


"우리 후 오늘 신나는 금요일 학교에서 행복하게 보내. 혹시 나가서 힘들거나 용기가 필요할 때 꺼내 쓰라고 엄마가 마음서랍에 용기 두둑이 넣어놨어." 하며 꼭 안아준다. 


유치뽕짝 멘트지만 가끔 해주면 아이가 잠시동안이지만 과거의 무한엄마사랑교 신자로 돌아가 무해한 표정으로 받아들여준다. 

"응!"

아이가 웃으며 엄마의 표현을 받아준다. 참 고맙다. 


행복이 별것 있을까? 

이런 몽글몽글한 순두부느낌을 가지는 순간들이 행복이지. 


내 마음 서랍 속에도 행복이 있어 든든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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