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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스런 후후작가 Jun 15. 2024

책 좋아하는 아이로 크는 영업비밀

볼 빨간 삿춘기

"엄마 고양이전사들 6 책 왔데?"

"그럼! 엄마가 누구야? 예약도서 찾아왔지."


아이가 에린헌터의 고양이 전사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는 날이면 그날 수학 숙제나 영어숙제 못해서 나한테 디지게 혼나고 폭망하는 날이다.

이럴 때면 양가의 감정이 든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 감성적인 아이로 키워왔건만 학령기에 다다르니 책 읽으면 혼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망할 수학, 수학친구 영어들 때문에. 책 읽는 패턴을 연구해보면 시간이 많고 널널할 때보다 할일을 앞두고  현실도피처럼 읽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많은 책을 읽어주고 책놀이 해주며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웠다고 장담했건만 게임이나 릴스 숏츠에는 못 당한다. 예전처럼 게임이나 유튜브 보지 말고 쉴 때 책을 읽으면 좋겠는데 이것이 머리 크더니 말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쉬고 싶다고 반항하기 일쑤이다.


이럴 때 아주 영리한 전략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책 읽는 패턴 연구에 기반하여 지금부터 내가 만든 채니샘의 '책 몰래 읽히기 전략'을 공개하겠다. 영업비밀인데 특별히 일부만 밝힌다.


이 책 읽히기 전략은 총 5단계로 구성되며 실패하더라도 절대 티 내면 안 된다. 포인트는 무심한 척.


1단계 숙제하는 주변에 책을 던져 놓는다. 평소 아이의 관심분야나 읽고 싶다고 읍소했던 책이면 더욱 좋다. 1단계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취향이나 성향 파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단계 숙제를 강요한다. 하기 싫은 숙제일수록 더 좋다. 절대 딴짓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몰래 딴짓하고 싶게 사전작업을 해놓는 것이다. 약간 히스테릭한 면모를 갖춘 부모라면 어렵지 않게 성공가능할 것이다.

3단계 살짝 부모가 빠져준다. 그러면 아이는 분명 책을 집어 들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책은 실패이다. 다른 책을 구해보길 바란다.

4단계 아이가 부모 몰래 책을 읽기 시작하는 긴장 타는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이때 칭찬하면 절대 안 된다. 칭찬하는 순간 책 읽기는 부모가 시켜서 하는 것이 돼버리고 흥미가 떨어진다. 그냥 내버려두고 모른 척하면 된다.

5단계 아이가 책을 다 읽고 숙제하는 척을 하면 부모는 사실 알고 있었지만 봐줬다며 격려한다. 5단계를 통해 아이는 부모에게 봐줘서 고마워하는 마음까지 갖게 된다.


총 5단계를 진행하면 부모가 얻을 수 있는 어드벤티지는 2가지이다. 독서와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시리즈 책이라면 더욱 좋다. 공부를 끝내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아이는 다음 시리즈를 찾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왜냐하면 몰래 먹는 떡처럼 몰래 읽는 책은 매력 넘치니까.


덧붙이는 팁으로 우리의 뇌는 보이는 모든 것을 분석하려 든다고 한다. 자녀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나 혹은 관심 갖게 하려면 무조건 노출이다. 아이의 동선을 고려해 발걸음 닫는 곳에 읽힐 책을 뿌려놓자.

그러면 돌아다니다가 주저앉아 책에 빠져드는 자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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