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쓸 수 있는 기사를 쓰자

기사로 쓸 아이템은 주변에 차고 넘친다

by 류재민

기사를 쓰려면 ‘무얼’ 쓸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일단 어떤 기사를 쓸지 결정해야 취재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남들이 다 쓰는 기사는 차별화도, 경쟁력도 없습니다.


독자가 호기심을 갖고 읽지 않습니다. 독자들이 흥미를 갖고 기사를 보게 하려면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출입처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지양하는 편입니다.

보도자료는 그야말로 출입처 홍보를 위한 건데, 거기에 의존하다 보면 정작 ‘내 기사’를 쓸 심리적·물리적 여유가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도자료를 아예 다루지 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기사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보도자료도 많은 까닭입니다.


출입처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복붙(ctrl+v ctrl+c)’할 게 아니라, 거기서 필요한 부분을 떼어내 추가 취재를 하면 나만의 기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 대학 교수가 세계적인 인명사전에 등재되거나 논문이 실렸다는 보도자료를 받았다면요. 일반적으로 대학에서는 해당 교수의 프로필이나 연구성과 위주로 자료를 작성합니다.


과학이나 의학 분야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도 들어있는데요. 기자조차 알지 못하는 용어를 그대로 쓴다면,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저 같으면 해당 교수 인터뷰를 요청하겠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연구과정이 어땠고, 힘든 점은 없었는지,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할 계획인지 묻고, 전문 용어는 알기 쉬운 설명으로 해설한다면 보다 튼실한 기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뿐만 아니라 향후 관련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취재원'으로서 도움과 조언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기자는 하루에 한 꼭지를 쓰더라도 독자들에게 ‘앎의 즐거움’을 전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하나 더 들면요. 지자체에서 포도나 멜론 농가의 첫 수확 소식을 알리는 자료를 배포했다고 가정할게요. 보도자료에는 당도가 높아 맛이 좋다는 홍보가 주류를 이룰 겁니다.


맛을 보지도 않고 '맛있다'라고 기사를 쓰면 ‘팩트체크’를 하지 않은 겁니다. 직접 농가를 찾아가 맛보고, 재배농법, 판로 확보의 어려움 등 전반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어떨까요? 포도나 멜론의 생산부터 시중에 판매 유통되기까지 전 과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나만의 독특한 취재와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기사는 단순한 보도자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독자들로부터 호응도 높을 겁니다.


기자는 하루에 한 꼭지를 쓰더라도 독자들에게 ‘앎의 즐거움’을 전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곧 경쟁력이고 차별성입니다. 일의 보람도 그 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기사를 쓸까 고민이세요? 기자가 고민을 하면 할수록 질 좋은 기사가 나올 확률은 높아집니다. 애써 새로운 걸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이 순간에도 신문과 인터넷 포털에 엄청난 양의 기사가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사 스크린을 열심히 하면, 그 속에서 나만 쓸 수 있는 소스를 발견할 수 있거든요.


이미 나온 기사는 구문(舊聞)이지, 신문(新聞)이 아니라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기자가 쓴 기사라도, 거기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보다 확장된 정보를 전달하면, 그것이 곧 ‘신문’이고 ‘기사’ 아닐까요?


*상단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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