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겸손해야 하지만, 기사도 겸손해야 합니다. 기자의 겸손과 기사의 겸손이 어떤 차이냐고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기자가 겸손하면 기사도 겸손하게 쓰는 것 아니냐는 건데요.
물론 그럴 확률이 높긴 합니다. 다만 겸손을 지키는 건, 겸손을 지니는 것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이라도 실수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요.
기자의 겸손은 심신 수련과 단련으로 지킬 수 있지만, 기사의 겸손은 부단히 공부하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겸손한 기사는 문장 어순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주어, 목적어, 서술어를 문장의 기본 순서라고 배웠습니다. 중학교에 가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5W1H’를 배웁니다.
영어나 중국어를 배우기 어려운 이유는 기본적으로 우리말과 어순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령 ‘배탈이 나서 병원에 다녀왔대. 철수가 어제’라는 문장을 보면요. 무슨 말인지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어딘가 어수선하고, 어색하지 않나요?
이렇게 쓰면 어떨까요? ‘철수가 어제 배탈이 나서 병원에 다녀왔대’ 훨씬 부드럽고 전달력도 좋지 않나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 어순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사를 쓸 때도 이 어순대로 작성해야 독자들이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특히 시작 문장은 더더욱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