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그 짜릿한 고통을 즐기라

원석은 그냥 보석이 되지 않습니다

by 류재민

기사나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퇴고라고 생각합니다. 고치고 다듬을수록 문장이 좋아지고, 문장이 좋아지면 전체적으로 글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쓴 글을 독자들이 술술 읽는다면 퇴고를 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을 쓰면서 알아채지 못했던 맞춤법이나 오탈자 확인은 물론, 어순과 문맥의 어색함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다만, 만족을 얻기까진 고통이란 과정을 수반합니다. 퇴고 역시 그렇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고 싶은데 맘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또 뭔가 새로운 단어나 어휘로 바꾸고 싶은데, 금방 떠오르지 않으니까요.


애꿎은 머리만 탓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끙끙거리며 글을 다듬고 고쳐 부드럽게 만드는 순간 느끼는 짜릿함이란 게 있으니까요.


혹시 옆에 누가 있다면 “제 글 좀 봐줄래요?” 해보세요. 저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남이 확인할 수 있고, “여기엔 이런 내용을 넣거나 뺐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저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러분께 제 글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신문사 데스크는 퇴고가 일상입니다. 제 기사뿐만 아니라 후배 기자들이 쓴 글을 보면서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 고칩니다. 알아서 고치고 마는 게 아니라, 어디를 어떻게 고쳤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후배들도 기사 데스크를 요청하기 전 각자 퇴고의 시간을 거칠 겁니다. 그래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바로잡아 주면, 확 달라진 글이 만들어집니다. 기사를 읽는 독자들한테도 신뢰감을 줄 수 있습니다.


원석은 그냥 보석이 되지 않습니다. 갈고, 닦고, 깎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퇴고’는 쓴 글을 다듬고 고치는 걸 말합니다. 초고는 금방 쓴다고 하지만, 퇴고는 집중해서 여러 번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짜릿한 고통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석은 그냥 보석이 되지 않습니다. 갈고, 닦고, 깎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초고가 원석이라면 퇴고는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오늘도 보석 같은 글을 쓰기 위해 퇴고의 고통을 참고 견뎠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서도 얼마 안 지나 다시 보면 고칠 데가 또 나옵니다. 이게 바로 퇴고의 짜릿함이 아닐까요?


소리 내서 읽어보면 고쳐야 할 곳을 더 잘 발견할 수 있습니다. 훈련이 어렵지, 익숙해지면 이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브런치가 주는 고마움 중 하나는 맞춤법 검사 기능입니다. 알아서 고쳐주니 얼마나 행복한가요.


글은 제가 낳은 자식과 같습니다. 출산에 고통은 따르지만, 낳고 보면 그렇게 이쁠 수가 없잖아요. 물론 저는 출산의 고통은 옆에서만 느껴봤지만. 예쁜 글 많이 낳도록 ‘행복한 고통’을 즐기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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