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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퇴고, 그 짜릿한 고통을 즐기라
원석은 그냥 보석이 되지 않습니다
by
류재민
Apr 8. 2021
기사나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퇴고라고 생각합니다. 고치고 다듬을수록 문장이 좋아지고, 문장이 좋아지면 전체적으로 글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쓴 글을 독자들이 술술 읽는다면 퇴고를 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을 쓰면서 알아채지 못했던 맞춤법이나 오탈자 확인은 물론, 어순과 문맥의 어색함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다만, 만족을 얻기까진 고통이란 과정을 수반합니다. 퇴고 역시 그렇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고 싶은데 맘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또 뭔가 새로운 단어나 어휘로 바꾸고 싶은데, 금방 떠오르지 않으니까요.
애꿎은 머리만 탓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끙끙거리며 글을 다듬고 고쳐 부드럽게 만드는 순간 느끼는 짜릿함이란 게 있으니까요.
혹시 옆에 누가 있다면 “제 글 좀 봐줄래요?” 해보세요. 저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남이 확인할 수 있고, “여기엔 이런 내용을 넣거나 뺐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저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러분께 제 글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신문사 데스크는 퇴고가 일상입니다. 제 기사뿐만 아니라 후배 기자들이 쓴 글을 보면서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 고칩니다. 알아서 고치고 마는 게 아니라, 어디를 어떻게 고쳤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후배들도 기사 데스크를 요청하기 전 각자 퇴고의 시간을 거칠 겁니다. 그래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바로잡아 주면, 확 달라진 글이 만들어집니다. 기사를 읽는 독자들한테도 신뢰감을 줄 수 있습니다.
원석은 그냥 보석이 되지 않습니다. 갈고, 닦고, 깎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퇴고’는 쓴 글을 다듬고 고치는 걸 말합니다. 초고는 금방 쓴다고 하지만, 퇴고는 집중해서 여러 번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짜릿한 고통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석은 그냥 보석이 되지 않습니다. 갈고, 닦고, 깎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초고가 원석이라면 퇴고는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오늘도 보석 같은 글을 쓰기 위해 퇴고의 고통을 참고 견뎠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서도 얼마 안 지나 다시 보면 고칠 데가 또 나옵니다. 이게 바로 퇴고의 짜릿함이 아닐까요?
소리 내서 읽어보면 고쳐야 할 곳을 더 잘 발견할 수 있습니다. 훈련이 어렵지, 익숙해지면 이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브런치가 주는 고마움 중 하나는 맞춤법 검사 기능입니다. 알아서 고쳐주니 얼마나 행복한가요.
글은 제가 낳은 자식과 같습니다. 출산에 고통은 따르지만, 낳고 보면 그렇게 이쁠 수가 없잖아요. 물론 저는 출산의 고통은 옆에서만 느껴봤지만. 예쁜 글 많이 낳도록 ‘행복한 고통’을 즐기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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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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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기자입니다. 소소한 일상부터 언론관, 취재 현장 에피소드를 쓰고 있습니다. 아 참, 소설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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