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이 뭔데 이렇게 시끄러울까

‘탄압’과 ‘개혁’ 사이에서 길을 잃은 언론에 대하여

by 류재민

정치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언론단체와 야당은 ‘언론탄압’이라며 법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언론개혁’ 명분으로 밀어붙일 작정입니다. 일단 25일 본회의 처리는 불발됐지만, 30일 본회의에서는 단독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이 ‘법의 심판’을 받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과연 이 법은 언론을 탄압하는 법일까요, 개혁하는 법일까요?


대체 이 법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시끄러운지 살펴 봐야겠습니다. 주요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고의·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 보도한 언론사는 문을 닫게 만든다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정정 보도와 함께 기사 열람 차단도 청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법의 목적은 단순합니다. 악의적 목적으로 가짜 뉴스를 생산해내는 언론사를 사전 차단하고,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당사자에게 현실적인 배상과 구제를 하겠다는 겁니다.

이 법의 목적은 단순합니다. 악의적 목적으로 가짜 뉴스를 생산해내는 언론사를 사전 차단하고,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당사자에게 현실적인 배상과 구제를 하겠다는 겁니다.

반대 측에서는 ‘고의·중과실’ 보도의 기준과 범위가 모호하다고 합니다. 전적으로 판사의 자의적 판결에 따를 수밖에 없고, 상한선인 5배도 과하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언론의 자유와 취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솔직히 저도 누구 말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법의 통과 여부를 떠나 개인적으로는 “언론개혁은 필요하다”라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 언론 자유 지수는 최상위권이지만, 신뢰도는 최하위권이기 때문입니다.

국경없는기자회와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도는 180개 조사국 중 42위로 3년 연속 아시아 1위를 차지했는데요. 세계 주요 40개국 언론 신뢰도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해 5년째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한껏 누리면서 그에 걸맞은 신뢰는 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민들이 기자들을 ‘기레기’라고 조소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언론이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역할은 하지 않고, 자유만 고집한다면 어떤 국민이 오냐오냐 할까요.


솔직히 저도 누구 말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법의 통과 여부를 떠나 개인적으로는 “언론개혁은 필요하다”라는 입장입니다.

언론은 자유와 동시에 책임이 필요합니다. 책임지지 않는 언론은 맞아도 쌉니다. 언론중재법이 정치권의 논쟁으로 다뤄지고 있는 현실에 현직 기자로서 참담할 따름입니다. 어떤 법이라도 100% 완벽한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법률 개정안’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아니겠습니까.

양심적으로 취재하고, 기사를 쓰면 되지 않을까요? 탐사나 잠입 등 정상적 취재가 불가능했어도, 공익에 부합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우리의 사회적 통념과 국민들 수준이 그 정도는 가려낼 수 있다고 봅니다.


35년째 기자를 하면서 해외연수는커녕 가족과 해외여행 한 번 다녀온 적 없다.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없고, 자녀 사교육에 돈 들인 일도 없다. 그는 “정말 몰라서 그런 거라 자랑할 일도 아니고, 누구에게 강요할 생각도 없다”면서 “그래도 나는 잘 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렇게 덧붙였다. “기자들이 너무 잘 살아서요. 좋은 대학 나오고, 수입도 괜찮고요. 평균 이상의 삶만 기사화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회 평균적인 삶을 반영하는데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2021년 8월 24일 기자협회보 이충재 한국일보 주필 인터뷰 발췌.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0012)

다만 실효성 있는 법 제도가 만들어지기 바랍니다. 이를테면 ‘당근과 채찍’인데요.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책임을 지우는 동시에 건강한 언론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미디어 바우처법’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법의 개입은 불가피합니다. 대신 실천적이고 실용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언론은 100년이 지나도 ‘개혁의 대상’으로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 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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