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란 무엇인가

만유인력의 법칙과 식단과 운동의 상관관계

by 류재민

KBS에서 방송하는 살 빼기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이름하여 ‘빼고파’. 이 프로그램의 모토는 ‘이제 배고픈 다이어트는 끝났다’이다. 굶어서 살을 빼는 게 아니라 먹으면서 빼는 거다.


38kg 감량 후 13년째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개그우먼 김신영 씨가 마스터로 나와 '잘 먹고 잘 빠지는' 건강한 몸만들기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홈페이지에 떠 있다. 어제 방송에서는 김신영 씨가 배고픔에 지친 ‘언니들 숙소’를 찾아와 햄버거를 만들었다.


호밀빵을 구운 뒤 그 위에 양상추를 올린다. 패티는 돼지고기 안심을 쓰고, 저당 케첩을 살짝 뿌려준다. 그 위에는 토마토와 단맛이 나는 사과를 올리고, 호밀빵 하나를 덮어주면 오케이. 이렇게 만든 햄버거를 맛본 '언니들'은 다들 맛있다고 난리 블루스다. 아니, 밤 11시에 이러면 보는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꼴깍!


미리 밝히지만, 남녀를 구별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는 여성이 남성보다 다이어트에 대한 욕망과 열망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은 조금만 살이 찌면 세상 큰일 나는 줄 아나 보다. 그래서인지 다이어트를 ‘목숨 걸고’ 하는 이들이 많다. 무조건 굶지 않나, 살 빠진다는 요상한 약을 먹지 않나, 지방 흡입술을 하지 않나. 그러다 진짜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접하면 '몸뚱어리란 무엇인가'라는 인체 철학적 고민에 빠진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에게 자신을 맞추면 안 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일단, 나는 연예인이 아니다. 그리고 그들만큼 몸매 관리에 투자할 시간이나 금전적 상황이 여유롭지 못하다. 160cm의 키에 45kg 몸무게, 웨이브 진 갈색머리 하얀 손, 날씬한 허리와 다리는 홍서범이 조갑경을 꼬실 때 위해 만든 노래 가사일 뿐.


아름다운 몸매를 원하십니까? 출처: 픽사 베이(Pixabay)


나도 20대 때는 살이 쪘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몇 끼 굶고, 운동 좀 하면 하루에 2~3kg은 너끈히 빠졌다. 하지만 40대 중반이 되니까 아닌 건 아니었다. '배'라는 신체 부위가 중력을 이기지 못했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인체에도 작동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또래 친구들이나 선배들은 ‘나잇살’이라고 감추기 급급하지만, 그게 감춘다고 되나.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다리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몸무게가 45~50kg이 아니어도 아름답게 보일 방법이 있다. 앞서 소개했듯 ‘김신영식 식단’을 추천하고, 다음으로는 운동을 권한다. 살은 먹으면서 빼는 거다. 먹고 나서는 운동해야 예쁜 몸매를 가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요? 에이, 주무실 시간은 있고요?


아침잠이 많아 새벽 수영을 못 간다면, 저녁에 퇴근하고 가면 된다. 저녁에 가면 직장인들이 많아 물보다 사람에 치인다고요? 그럼 헬스장을 가서 개인 강습(PT)은 어떻습니까? 비싸다고요? 투자 없이 부자 됐다는 얘기를 나는 이제껏 들어본 역사가 없다. 인풋이 없는데 어떻게 아웃풋이 있겠는가. 그거야말로 양아치 꿈같은 소리일 뿐.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이 생기고, 근육이 생기면 체중은 그대로이거나 늘어나도 사람들 눈에는 살이 빠진 것처럼 보인다. 체지방이 줄고, 근육량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몸매가 균형감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내가 운동을 빼먹지 않고 하려는 이유다.


운동을 빡세게 열심히 했다고 식단 관리에 실패하면 '땡'이다. 김밥천국이나 엄떡, 맘스터치를 찾거나 배민 결제를 하는 순간, 힘들게 한 운동의 효과는 뿅~하고 안드로메다로 날아갈 것이다. “맛있으면 0칼로리”는 지구 상에 없다. 정 어려우면 나가서 학교 운동장이라도 몇 바퀴 뛰고 오시라. 그것도 힘들어 못하겠다면? 아파트 산책로라도 30분만 걷다 오시라. 그것도 어렵다면? 다이어트의 ‘다’자도 꺼내지 마세요.


참으세요. 출처: 픽사 베이(Pixabay)

올해 초 인천에서 코로나로 인해 살이 찐 아이들에게 살을 빼라며 학대한 40대 남성이 징역형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다.


A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아들과 딸에게 "살이 쪘다"며 아파트단지 열다섯 바퀴를 쉬지 않고 뛰게 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자녀가 운동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도록 하며 감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정해준 기간 내 몸무게를 줄이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자녀들을 위협하거나 수시로 욕설을 퍼붓고 때렸습니다. 또한 아내에게 자녀 체중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2022년 1월 20일 jtbc <"코로나로 찐 살 빼라" 자녀 상습 학대…40대 아빠 징역 3년> 중


우리 집은 내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뛴다. 뛰지 말라고 해도 툭하면 뛴다. 아랫집에서 뛰쳐 올라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날도 있다. 그래서 체육관에 가서 뛰라고 딸은 줄넘기, 아들은 복싱을 보내고 있다.


식습관과 운동의 필요성은 아는데, 말처럼 실천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맞다. 어렵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는 거다. 다이어트가 그렇게 쉬웠다면 다이어트 제품을 파는 회사와 성형외과, 헬스클럽은 다 망했을 테니. 필요한 건 '절실한 의지력'일 것이다. 용기 내 끊임없이 도전하시라. 그러면 내 몸도 바꾸고, 정신도 바꿀 수 있을 터.


어느 블로거가 쓴 글이 인상적이어서 공유합니다.
‘세상에 맞서려 하지 말아라. 어차피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성공하고 싶다면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나를 바꿔라.’


여보, 자전거 그만 타고 내려오시오. 그거 안 타도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소. 밤 10시가 넘었소이다.

*상단 이미지 출처: KBS 2TV <빼고파> 공식 홈페이지.

keyword
이전 02화잔치국수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