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재민 Jan 02. 2024

노다 선생 가라사대

예언은 예언일 뿐 오해하지 말자

2024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그렇다고 늙은 건 아니지만), 새해가 되면 토정비결을 보는 풍습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 풍습이 사라진 건 아니다. 한 해 동안 운세로 길흉화복을 점치는데, 나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재미로도 할 기회가 없었다.   

   

정말 웃긴 건, 그런 걸 철석같이 믿고 사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거다. 내 친구가 그렇다. 녀석은 작년 정초에 토정비결을 봤는데 “2023년은 괜찮다”고 했다는데, 실상은 죽을 만치 힘들었단다. 이런 똥 멍청이 같으니라고.     


그러니 노스트라다무스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건 아닐까? 노다 선생께선 지금으로부터 약 470년 전 “2024년은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지껄였다고 한다. 가만 보면, 2021년도, 2022년도, 2023년도 다 최악이었다. 그러니 2024년도 확률적으로 최악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맞출 확률이 적어도 50% 아닌가. 그건 유치원 다니는 옆집 조카도 춥파춥스 빨면서 할 수 있다. 하나 마나 한 소리란 얘기다.      


노스트라다무스는 1555년 942개의 시적 구절로 이루어진 ‘예언집’에서 2024년 기상이변과 전쟁을 예언했다. 그는 예언집에 “메마른 땅은 더 메말라가고 큰 홍수가 일어날 것”이라며 “전염병이 창궐해 매우 심각한 기근이 닥칠 것”이라고 썼다. 2024년 1월 1일, 머니투데이, <1555년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2024년...홍수에 전염병 ‘최악’>     
출처: 연합뉴스

노다 선생께선 이보다 앞서 1999년 지구가 종말 할 거란 ‘대예언’을 하셨다. 1999년이 멸망이면 2024년은 안 오는 게 맞지 않나? 그런데 어쩌지? 우리는 2024년을 살고 있는데. 이게 정녕 어찌된 일인가. ‘지구멸망론’을 주창한 노다의 예언이 보기 좋게 빗나갔는데, 그의 지껄임을 여전히 ‘예언’이라며 들먹이는 한심함이란.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인데, 어쩌자고 1년 치를 앞서가랴. 그래. 이런 건 연초에 나오는 토정비결처럼 ‘재미’로 보자.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라’던 개콘 유행어처럼. 그런데 여기서 노다 선생 예언이 첫날부터 귀신처럼 맞아떨어졌다는 주장이 나왔으니. 그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봤더니.     


새해 첫날 일본에서 발생한 강도 7.6 지진에 50여 명이 숨졌다는 소식이다. 바다에 오염수 같은 걸 버리니 용왕님이 노했을까. 지하에 계신 노다 선생은 이만하면 자신의 기후변화 예언이 맞는 게 아니냐고 우길 수 있다. 억지로 끼워 맞히면 못 맞출 건 없다. 일본에서 지진은 일 년에 수도 없이 일어난다. 그러니 이런 지껄임은 옆집 조카뿐만 아니라 뒷집 초딩 영희와 철수도 편의점 도시락 까 먹으면서 할 수 있다. 영양가가 별로 없다는 소리다.


예언은 예언일 뿐, 오해는 하지 말자. 다만, 기후변화나 전염병 창궐은 언제 어디서 일어나도 생뚱맞거나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그런 재앙에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사전에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야 잃어버린 소는 다시 찾을 수 없으니까. 소를 잃고도 외양간마저 안 고치면 겨우 살아남은 소도 잃을 수 있으니까. 음메~. 참 올해는 용의 해니까, 용용~죽겠지~.     

이전 10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소희만 같아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