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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ul 24. 2022

다들 커피 좋아하나요?

커피 사냥꾼을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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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회사에서 마시는 커피를 커피로 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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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싶죠? 근데 저는 정말 회사에서 마시는 커피는 커피라는 생각이 안 들어요. 하루 8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랄까? (농담입니다) 왠지 회사에서 마시는 커피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섭취하는 약간의 부스터 정도이고, 사실 맛도 잘 느껴지지 않아요.

아무리 회사에서는 고소한 맛과 산뜻한 맛으로 원두를 나누었다고 해도 말이죠. 그래서 저는 출근해서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은 습관처럼 섭취해요. 안 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고요? 사실 저도 무의식 중에 커피를 내리는 거라 그건 잘 모르겠네요. 한 번 시험해볼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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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전 커피를 언제 마신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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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아니에요. 정확히 이야기하면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이에요. 다만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는 아는 사람이에요. 카페에 가면 달달한 음료보다는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지라도) 베이직항 음료를, 우유가 들어간 것보다는 아메리카노를, 핫보다는 아이스를, 고소한 것보다는 산미가 있는 커피를 선호해요. 어떻게 보면 카페계의 흥선대원군..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엣헴)


이런 사람인 저는 음, 주말 느지막이 일어나 유일하게 빵으로 브런치를 먹을 때 드립으로 쪼르륵 내리는 커피? 혹은 술을 마시지 않는 건전한 지인 모임에서 식사 후 헤어지기 아쉬워 들른 카페의 커피? 혹은 혼자 책을 읽기 위해 들른 동네 감성 카페에서 주문한 이곳만의 시그니처 커피? (아 물론 달달한 거라면 패스입니다) 이런 상황과 맛을 가지고 있는 커피라면 저는 ‘마신다’고 표현하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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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서울 커피, 그렇지 못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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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창 시절은 보낸 곳은 커피 혹은 카페로 유명한 지역, 대구예요. (카페 투어를 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요. 저도 놀란 사실!) 사실 대구에 살면서 잘 몰랐지만 서울에서 살게 되면서 피부로 와닿게 되었어요. 대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커피의 향이 잘 느껴지거든요. 작은 개인 카페라고 할지라도요. 아마 커피의 상향평준화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작은 지역에 카페가 워낙 많다 보니 생긴 현상이 아닐까 해요 (서울에서 유명한 카페 사장님께서 대구는 상대적으로 산미 있는, 향이 강한, 혹은 스페셜티 원두를 많이 다룬다고 하시더라고요)


밍밍한 커피? 원두를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서울에서는 이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비싼 땅값을 반영한 커피 가격이라서 그런 걸까요. 대구에서는 아메리카노가 평균 3-4천 원이지만 코로 한 번, 혀로 한 번 느껴졌었는데 서울에서는 5-6천 원이지만 왜 이리 밍밍한 건지. 아 물론 서울도 안 밍밍한 곳이 많아요. 다만 5-6천 원이라는 게 슬픈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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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러버는 쉽게 포기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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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저도 대구에서 공수한 드립백을 주로 집에서 내려 마셨어요. 맛도 맛이지만 가격이 워낙 높아 지갑 사정에 치명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집은 결국 집이잖아요? 카페에서 일이 잘되는 한 사람으로서 일상의 도피처 혹은 집중하기 위한 방공호 공간 하나쯤은 필요해요. 물론 서울에도 가격과 맛, 그리고 공간 모두를 사로잡은 카페가 많아요. 하지만 전 아직까지 그런 곳을 찾아다니는 카페, 아닌 커피 사냥꾼이에요.



저와 같은 커피 사냥꾼 계신가요?



(아래는 제가 다닌 카페 사진의 일부예. 아메리카노를 제일 좋아한다면서 라테 사진이 많다고요? 아메리카노는 매일 마셔서 벌써  마시고 없지만  라테는 기록할 만큼 특별한 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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