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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Aug 16. 2024

왜 하필 광고였을까?

많고 많은 일중에 광고대행사를 택한 이유

신방 & 광홍이 대세이던 시절


대학 가면 무조건 동아리 하나씩은 들어야 하는 줄 알았던 시절.. 

(9* 학번 인증

그 당시, 광고 동아리의 인기는 엄청났다. 


90년대 대표 청춘 드라마인  "우리들의 천국" "내일은 사랑" "광끼"의 공통점은

신나게 펼쳐지는 캠퍼스 라이프, 사랑과 우정에 대한 스토리, 

그리고,

주인공은 무조건 신문방송학과, 광고홍보학과였다는 점.. 

X세대 느낌을 팍팍 내주는 최신 유행 전공과목으로 느껴졌다. 


방송국에서 드라마 만들고 

예능 PD로 현장에서 뛰어다니고 

기자수첩 들고 취재하거나 

광고 촬영 현장을 누비거나

:


전통적인 사무직에 비해 활동적인 직업군이 주목받던 시대였다. 

자연스럽게 신방, 광홍의 인기가 치솟던 시절. 

지금과 다르게 방송국 PD, 신문사 기자, 광고대행사에 입사지원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광고를 업으로 살아온 시간들


느닷없는 첫 만남

조금 더 일찍 나의 진로를 명확하게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인생은 짧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꼭 대학을 꼭 가야 하나? 내 인생 맘대로 살 거야' 

고3이던 나는 늦은 사춘기를 겪으며 공부를 놔버렸다.


가고 싶은 대학도 없고 갈 이유도 없었지만

엄마의 소원(제발 대학은 꼭 졸업해)이라는 말에 떠밀려 지방대 신방과에 입학했다. 


당연히 대학생활은 따분했고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방송과 미디어, 기사작성, PR... 

배우는 과목들도 나랑 안 맞다고 느끼던 찰나 


"광고학개론"


운명처럼 만난 이 수업으로 나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광고"라는 것을 깨닫게 된 그날 이후 

광고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시간을 쏟았다. 


대학생 광고 공모전

대학연합 광고 동아리

광고와 관련된 책 읽기 

:

많은 도전을 했지만 번번이 실패

그때는 왜 그랬는지 좌절도 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새 졸업.



광고와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우선, 내가 가고 싶은 대행사에 신입으로 지원하기는 어려웠다.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좋았을껄.. 

그 시절에도 광고대행사의 신입 커트라인은 매우 높았다. 


그리고, 우선 배움이 부족했다. 

신방을 전공한 나는 광고홍보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이 필수임을 깨달았고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무조건 배우고 흡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시절.

좋은 교수님을 찾아 내가 배우고 싶은 분야의 이론 교육을 위해 

나를 불사르던(?) 시절.


힘들지만 행복했다. 



그리고, 선택한 디지털

대학원 1년을 마치고 나니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고 내가 배우는 것들을 빠르게 적용시켜보고 싶은 맘이 커져갔다. 

차분하게 이론을 먼저 배우자는 맘은 어디로 가고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을 현장에서 보내겠다는 맘으로 

"온라인광고대행사" AE에 지원했고
그렇게 23년 몸담은 광고업계에 발을 들였다. 

2000년 초반
네이버가 생기고 야후가 있던 시절.. 
디지털 마케팅의 태동과 함께 나의 광고인 생활은 시작되었다. 

(지금의 AI등장과 함께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과 같이, 디지털 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


배너광고 카피를 직접 쓰고 

브랜드 미니홈피를 제안해서 운영하고 

미디어랩과 광고효과 측정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그때는 자고 일어나면 디지털 매체가 하나씩 생겨나던 시기이다 보니 

매일매일 생동감 넘치는 디지털 광고 시장에 완전히 매료되어 

힘든 줄도 모르고 일만 했다. 




광고가 아니었다면 어떤 삶이었을까?


가끔 생각한다.

그때 작은 온라인대행사에 입사하지 않았다면.. 

그냥 대학원을 쭉 다녔다면.. 

(캐나다 어학연수를 일정대로 갔다면..) 

광고학개론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면... 


쉼 없이 지나온 다음 드는 생각이지만 

삶의 선택이 필요한 순간에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흘러왔을까?


후회는 전혀 없다. 


치열하게 살아낸 시간이 맘에 든다. 

힘들지만 자신에게 투자한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는 뿌듯함. 

배운 것도 얻은 것도 감사한 것도 매우 많다. 


아마, 다시 20대로 돌아가더라고 

나는 광고를 할 수 있는 선택을 함에 주저함이 없을듯하다. 


그렇지만 운명은 늘 그렇게 나에게 친절하진 않았다. 

한창 일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지내던 어느 날


뭔가 이상하다는 신호를 감지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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