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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Feb 27. 2024

[철학] 될놈될의 진정한 의미

심리학

어떤 사람들을 보면 운이 모두 그 사람을 향해 있는 것 같이 보일 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그가 더 잘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앞서 나가서 배가 아프기도 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그 운또한 실력이다. 너무 매정하게 들렸다면 미안하지만 운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운은 운이지 어떻게 실력일 수 있겠는가? 나는 이 물음에 이렇게 대답한다. 좋은 운을 타고난 사람들도 물론 간혹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 운은 자신이 개척한다.


나 또한 다른 사람들 눈에는 부모 잘 만나서 고생 않고 배경으로 커나간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부모배경은 있었을지언정 내 삶은 내가 선택하고 개척했다.


대학교를 철학과로 선택한 것은 계획적이었다. 나는 남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선택을 해서 차별성을 길러왔다. 철학과? 숭실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학의 네임밸류를 높이려면 나온 사람이 특별해지면 된다. 그녀가 나온 대학? 그녀는 똑똑하고 진취적이니 좋은 대학이다. 그렇게 되는 것이다.


자화자찬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자주 겪었다. “역시 철학을 전공하셔서 생각에 깊이가 있으시네요.” 뒤에서는 욕했는지 몰라도 내가 나온 대학이라면 내가 인정받으니 인정받는다.


대치동에서 강의하다가 갑자기 국립 과천 과학관이라는 큰 공간에서 강의하게 된 이유도 나의 운을 개척하려는 시도에 있었다. 당시 학부모 세미나에 강의를 오신 한지훈 원장님(aka 작가님)의 강의를 듣고 내가 먼저 나를 어필했다. 방송인으로 적힌 명함을 드리면서 대치동에서 강사를 하고 있다고. 그것을 보고 이색이력에 관심이 생기셔서 작가님이 강의하시던 큰 물에서 강의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 주셨다. 그렇게 강사로 처음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리고 대전시의 전문대학 강사가 된 것도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청년 취업캠프를 대전시에서 따 냈고, 나는 차곡차곡 쌓아둔 강의 이력을 어필하며 강사를 따로 뽑는 것은 낭비라며 회사 대표님을 꾸준히 설득한 덕분이었다.


운도 왔지만 그것을 잡은 것도 나였고 기본기를 다져 온 것도 나였다. 결국에 진짜 운은 없었다.


그 이후 갑자기 다치게 되면서 삶의 의욕을 잃었었다. 그러나 나는 놓고 있던 전공인 ‘철학’을 이용해서 글을 썼고 아마추어의 해석으로 독특함을 살렸다. 철학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고 결국에는 그게 도서전에 당선이 되면서 전환기를 맞는다.


도서전 당선도 운은 아니었다. 도서전에서 세 번 낙선하고 나는 다음을 기다리며 원고를 증량했다. 차례가 맞지 않고 중복된 글도 있었는데 덜어냈다. (생각해 보면 출판사 대표님이 용감하셨다. 그렇게 비실한 원고를 도서전에 내실 생각을 하시다니)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낙선했던 도서전에서 추가 선정이 되었다. 운이라고 하실 분들도 있겠으나 아무리 운이 좋았더라도 원고가 계속 부실한 상태였더라면 선정되지 않았을 것이다.


운이 좋아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더라도 기본기가 없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예전에 엑스트라로 시선을 강탈하여 갑자기 스타가 되었던 여성분이 계셨다.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반면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 씨는 자신이 뜨게 된 것은 어떤 밴드의 스케줄 펑크에 대체되어서라고 말씀 하시지만 기본기가 있었기에 오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운 만으로 급작스럽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오래 그 명성을 유지하려면 탄탄한 기본실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될놈될의 진짜 의미는 운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그냥 날 때부터 될 놈은 없다.


환경이 좋지 않아서 노력해도 안 된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나 같은 사람도 노력하며 사는데 경쟁하려면 더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솔직히 말해서 내가 대기업에 도전하지 않은 이유는 불필요한 경쟁을 하기 싫었다. 다들 내게 왜 대기업에 도전하지 않느냐고 왜 학생들만 자기소개서 지도해서 대기업에 보내느냐고 묻는다. 도전이 두려워서는 아니었다. 도전을 해도 얻게 되는 게 작을 때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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