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양치하면 그렇게 이상한가요?

by Scribblie

한인 SNS에서 갑논을박이 많았던 이슈다. 영국에서는 점심시간에 직장에서 양치를 해도 될까?

점심시간에 양치하면 결례다,
아니 양치하는 게 어때서 그러냐

아니 대체 이게 왜 논란거리가 되어야하나 싶죠?


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낯선 풍경을 연출하게 되긴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점심시간에 회사 공용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는 것을 본 일은 단 한번도 없다. 그래서 갑논을박의 요지는, 점심시간에 공용 공간에서 양치를 하고 타액을 뱉어내는 걸 영국인들은 불편하고 불결하게 생각한다하니 결례라는 의견 하나와, 다른 하나는 양치가 어때서 그러냐 그들의 문화와 우리의 문화가 다른 것일 뿐 아니냐는 것이었다.

무엇이 옳으냐고 묻는다면 후자에 손을 들테지만, 어떻게 살거냐고 물으면 전자를 택할 것이다. 무난하게 살고자하는 내면적 욕구가 자동적으로 선택한 길이었다. 양치를 안하면 찝찝해서 못살겠거나 이가 아주 취약해서 양치를 꼭 해줘야하는 건강 상의 이유가 없었기도 했지만, 화장실에 드나드는 직원들에게 칫솔을 문 채 미소로 인사를 해가며, 아무도 하지 않는 양치를 혼자서 거품 보글거리고 싶지 않았다. 가뜩이나 혼자 한국인이었는데, 양치도 유일하게 하는 존재가 될 정도로 양치를 사랑하진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국의 화장실이 시설과 관리상태는 그렇게 상쾌하지 않다. 오죽했으면 아이가 귀국하고 한국이 좋다며 들었던 이유가 "화장실이 깨끗해"였을까.


양치는 하루 3번이 아니라 2번이라고?

영국인들이 점심시간에 양치를 하지 않는 것은 청결, 결례 그런 이슈가 아닌 것 같다. 아이 학교에서 했던 구강 건강 교육을 비춰보며 그냥 어려서부터 그래왔던 문화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유치원부터 점심을 먹고 줄을 가지런히 서서 아이들이 양치를 하지만, 영국은 아침과 자기 전에 꼭 양치를 해야한다며, 1일 2회 양치가 기본인 것으로 교육을 한다.

"뭐이?!" 하루 세번이 아니라 두번, 그것도 저녁에는 입을 헹구지 말고 그대로 자라고?

그러니 영국인들은 공공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는 게 옳다 그르다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 생각없이 하루에 2번 하면 되는 게 양치이고 굳이 직장에서 양치를 하지 않는 것 뿐일 것이다. 참, 그리고 영국은 한국처럼 1시간의 공식 점심시간이 없고 점심을 간식처럼 막는 경향도 많으니 양치가 그렇게 필요하게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아마 영국 직장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 있으면, '무척 청결한 사람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나보다, 공용화장실에서 양치 찝찝하지 않은가?'이런 생각을 속으로 할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못할 건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하루 2번 양치보다 더 충격적인 교육 내용은, 자기 전에 양치를 하고 물로 헹구지 말라는 안내이다. 사실 이 대목에서 눈이 튀어나올 뻔 했다. '이들은 찝찝하지도 않은가, 입안에 찌꺼기를 그대로 물고 잠을 자라고? 치약이 입에 그대로 입으면 얼마나 건조한데, 치약을 먹어 삼키는 건 문제도 아닌가보다, 이들은 화학적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관심이 없나봐 그러니까 설거지하고 그릇을 물로 안헹군다고 하지.'깉은 생각이 자동기술법으로 좌르르 지나갔다.


단순한 양치 하나에도 이렇게나 문화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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