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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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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기이한 상황을 만난다


1월에 노지에서 본 유채꽃


노랗게 나비떼처럼 곳곳에 날아오르고 있다


난 옷깃을 여미며 바람에 얼굴을 어렵게 내어 놓는데


유채는 신나게 예쁜 얼굴을 바람에 날리고 있다


제주도의 동쪽 성산의 한 자락에서는


놀라운 화색의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화면에서는 추위를 얘기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거리에 나서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는데


그 마음들 사이에 훈풍을 넣어 주며


온 거리를, 온 세상을 화사하게 하고 있다


오늘 제주에서 만난 이 경이로운 풍경은


아마 오랜 시간 내 의식에 남을 듯하다


오랜 옛날의 그 기억들처럼


내 삶의 소중한 자리로 남을 듯하다


수시로 꺼내 보는 소중한 장면들처럼


빛나는 한때가 될 듯하다


이 차가운 겨울의 노래들 속에서


난 따뜻하고 포근한 사랑을 줍는다


많은 유채꽃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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