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포도송이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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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거리에 나섰다

우산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정도의

하지만 그렇게 세차진 않은 비가

내 길을 안내한다

포도나무 앞에 선다

열매가 더욱 튼실해진 듯하다

그래 무엇을 먹고 이렇게 나날이 여물고 단단해지는가?

놀라운 흙은 사랑에 가슴이 벅차다

이 열매들이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이렇게

화려한 날개로 돌아온 것인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지니며

포도송이를 올려다본다

<주저리주저리>란 단어가 그렇게 맛깔스럽게 다가오는 시간을

그림으로 그리며 눈 속에 담고 있다

비도 나와 같이 그 포도송이에 자신을 채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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