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생활기 2편
리즈에 살면서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을 뽑으라면 단연코 리즈 이곳저곳에 있는 마트들이다. 한국에서는 일이 되는 장보기가 왜인지 영국에서는 늘 즐거운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리즈 이모저모'의 포문을 열 마트는 바로 리즈 시내에 위치한 마트 Morrisons이다.
리즈 중심에 위치한 동시에 기숙사와 가장 가까웠던 morrisons는 리즈에 살면서 가장 많이 방문했던 마트 이다. 일단 가까워서 짐을 들고 이동하기가 편했고 Morrisons savers를 이용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일용할 양식을 구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리즈에 와서 처음 본 장의 가격은 17파운드. 한화로 30,000원 남짓의 가격이다. 며칠 동안만 먹을 음식을 구매한 것이어서 이 가격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물가 높은 영국에서 한국 보다 저렴한 가격에 장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놀랍다. (참고로 영국의 외식 물가는 한국의 최소 1.5~2배인데 마트 물가는 절반 이하다. 특히 빵 가격은 압도적이다)
두 번째로 많이 방문했던 마트는 테스코(Tesco)다. 리즈에서만 유명했던 morrisons과 달리 Tesco는 영국 전역, 그리고 유럽 전역에 분포해 있는 글로벌 프랜차이즈다. 테스코는 Morrisons과 비슷한 정도의 품질인데 morrisons보다 가격이 약간 높아서 주로 간단한 장을 볼 때 가곤 했던 마트이다.
하지만 Morrisons보다 Tesco를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Tesco clubcard를 이용하는 것이다. 테스코에 가면 매번 Tesco clubcard 가 적용되는 품목이 변경되기는 하지만 clubcard를 이용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동일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이 클럽카드는 회비가 따로 없으므로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클럽카드를 만들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Tesco를 즐기자.
사실 가격적으로 압도적인 메리트를 가진 마트는 독일에 기반을 둔 마트 ALDI이다. 아무래도 가격적으로 저렴해서 그런지 가장 외곽에 위치해 있었다. (물론 ALDI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독일과 동유럽에서는 어디서나 ALDI를 찾을 수 있다)
ALDI는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왕왕 방문하고는 했다. 물론 저렴한 만큼 질은 좋지 않지만 과자나 술과 같은 공산품은 동일한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팔기 때문에 메리트가 있다. 특히 영국이 식료품 가격은 저렴하지만 맥주나 과자 가격은 사악하기 때문에 저렴한 ALDI를 방문할 요인이 충분히 존재한다! 여담으로 독일에서 교환하던 친구는 영국에 와서 맥주 가격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Sainsbury를 처음 방문했던 이유는 Yeast를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리즈 시내의 어떤 Morrisons과 Tesco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yeast가 sainsbury에는 있었기 때문이다. Sainsbury의 특성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즉석 베이커리류가 마트 중에 제일 신선하고 맛있어서 런던을 갈 때 종종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는 리즈 전역에 있는 동양 식자재 마트 Taste the orient를 방문하면 된다. 모리슨과 같은 마트에서도 기본적인 라면 정도는 팔지만 다양한 양념장 및 한국식 식자재를 구하고 싶다면 orient가 적힌 곳으로 가야 한다.
친구들은 여기서 산 식자재들로 다양한 한식을 요리해주곤 했다. 설날이라고 떡국을 해주거나 엽떡을 해주거나… (놀랍게도 몸집이 가장 작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다)
디만 요리에 큰 뜻이 없는 데다 한식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나의 주식은 샌드위치와 파스타가 되었다. 얼마나 자주 먹었던지 파스타를 정말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질려버려서 한국에 온 뒤 한 달 정도는 파스타를 멀리하는 삶을 살았다.
아무리 물가가 비싸다고 하여도 매일 집에서 해서 먹을 수는 없는 일! 그때마다 방문했던 술집은 바로 Wetherspoon이다.
리즈에서 만난 우리 학교 친구들.
리즈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카페는 Grand Tearoom이다. 이곳에서 먹었던 스콘이 영국에서 먹었던 스콘 중 가장 맛있는 스콘이었으니 말이다! (요크나 런던을 비롯한 모든 스콘 중 이곳의 스콘이 가장 맛있었다) 영국에 여행으로 가서 리즈를 방문할 일은 없겠다만 리즈를 가게 된다면 클로티드 크림과 함께 이곳의 스콘에 도전하기를 추천한다.
플렛메이트와는 리즈 시내에 있는 펜케이크 카페에 다녀왔다. 예상외로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주문했던 말차 라떼는 역시 예상처럼 슬픈 맛이었다.
리즈 시내에서 케밥을 먹고 싶다면 Akkawi로 가자. 현지인이 하는 케밥 가게로 보이는 이곳의 도나우 케밥과 팔라펠은 터키만큼이나 맛있었다.
리즈에서 생면 파스타가 먹고 싶을 때 추천하는 식당은 리즈 극장 근처의 식당 - Sarto다. 파스타 바 형식으로 된 힙한 레스토랑인데, 정통 이탈리안 바이브가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영국에 가장 많은 스테이크 프랜차이즈 Flat Iron. 스테이크는 음식 불모지 영국에서 실패 없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영국음식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달달한 아이스크림까지 먹을 수 있는 곳이어서 리즈에서의 기념일에는 늘 flat iron을 찾았다. 한국에서 언니가 오던 날도 -
영국의 날씨는 대체로 흐리기에 맑은 날이 있다면 반드시 야외로 가야만 한다.
맑았던 어느 날, 리즈의 공원에서.
직접 요리한 파스타와 함께 누워서 즐기는 영국의 햇살은 늘 좋다.
지난 화에 잠깐 소개되었던 Kirkstall Abbey 역시 맑은 날 찾기 좋은 리즈의 관광명소다.
하지만 흐린 날이라고 나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2월의 어느 날, 밸런타인이라고 리즈 시내에 찾아온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플랫메이트들과 함께 밖으로 향했다.
한국에서는 크게 기념하지 않는 기념일인 밸런타인 데이를 이렇게 크게 기념하는 것이 흥미로우면서도 급조된 놀이기구의 안전성을 의심하면서 간이 놀이공원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