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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소풍 이정희 May 19. 2024

봄 4, 그리운 거리-포르투갈

달콤하고 숙연했던 거리들


파스테이스 드 벨렝의 에그타르트

 유럽을 다시 간다면 제일 먼저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갈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이었던 에그타르트 전문점  ‘파스테이스 드벨렝’을 방문할 것이다


 빵을 배고픔의 추억과 생존의 방법으로 여기고 있던 나에게 처음으로 먹는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알게 해 준 곳이다.

 

 이곳은 바로 옆 제로니무스 수도원의 수녀들이 달걀흰자로 수도복에 풀을 먹이고 남은 노른자로 만들었다는 에그타르트 비법을 전수받아 1832년부터 판매하고 있는 세계 에그타르트 원조 빵집이다.


 포르투갈 민속 음악인 파두의 대표 가수 아멜리아 호드리게스의 슬픈 연가를 이어폰으로 계속 듣는다.

 가사를 몰라도 우리 민족 정서와 비슷하여 스르르 빠져들어 쓸쓸하게 한다.


 버스킹에 시선을 뺏기고 이어폰에 귀가 젖어들어도 빵을 먹기 위한 기다림은 지루하지 않다.

 따뜻하고 바삭하여 황홀했던 에그타르트를 먹을 생각을 하면 그 시간들은 즐거움이 된다.


 오래된 가게에 들어서면 달달하고 구수한 냄새가 와락 침샘을 자극한다. 모두들 국적에 상관없이 온몸으로 격렬한 반응을 한다. 흥분하며 떠들고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어느 사이 미소가 귀에 걸리며 이미 먹은 듯 행복하다.


 가게 안에서 기다리는 동안 빵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오랜 사진들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구경이다.

 드디어 접시에 약간 태워진 듯 노랗게 구워진 따끈한 에그타르트 2개와 에스프레소 커피를 받는다.


 향긋한 시나몬 가루를 솔솔 뿌린 후 입에 넣는다. 겹겹이 빠삭한 페이스트리 빠사삭거리는 소리가 난다. 달콤하고 보드라워 살살 녹아버리는 계란 크림의 조합은 한순간 입안에서 여행의 피곤함과 함께 사르르 없어진다.


 '아! 이 맛에 열심히 일하고 힘들게 여행을 떠나고 자유롭게 즐기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맛있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했던 에그타르트의 바삭함,


 거리를 가득 채웠던 파두 버스킹과 함께 온몸으로 즐기던 사람들,


 순례자들이 참회하며 무릎걸음으로 광장 끝에서 저 먼 예배당까지 오던 파티마 성당 광장의 모습'


 '화려한 장조의 스페인과 달리 차분한 단조여서 좋았던 포르투갈 여행.


 달콤하고 숙연했던 포르투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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