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봬도`빽`있는 사람이야.

인복이 많은 사람

by 파인트리

언제 어디에 가도 나를 챙기는 가족이 있다. 성인이 된 딸들은 항상 엄마 걱정을 한다. "일찍 다니세요." "차 시간 잘 보고 다니세요." "길에서 핸드폰 하지 마라니까요."내가 아이들 어릴때 하던 잔소리를 지금은 내가 듣는다. 거기에 내 동생들은 어떤가. 나의 세 자매들은 하루 종일 카톡으로 안부 확인을 한다. 밥을 먹으면서 메뉴 이야기를 하고 출퇴근길에 생기는 재미난 일들을 공유한다. 그래서 전국에 흩어져 있어도 옆에 있는듯 모든 일상을 알고 지낸다. 또 내 부모님은 어떤가. 나이가 60이나 된 나를 `내 강아지`라 부르신다. 친정어머니는 내가 안부 전화를 할때마다 " 우리 강아지는 잘 지내는가?" 하고 내 안부를 물으신다. 그 말은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다. 아직도 부모님께 사랑 받고 있다는 확언을 듣는 느낌이다.

나에게는 인복도 많다. 사주에서의 인복은 사람으로 큰 도움을 받는다는 의미인 것 같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뜻하지 않은 이 가 도와줘서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 사주에 큰 인복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인복으로 크게 돈을 벌고 성공을 했다는 뜻도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인복이란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설명하지 못할 불편함을 가진 관계는 생활의 모든 패턴을 무너지게 한다. 다행히도 나는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해도 항상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떻게든 나에게 이로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조금 어설퍼 보여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처음 만나는 사람도 나에게는 친절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 때문에 불편해 본 적은 아직은 없다. 이 정도면 사람 복이 있는게 맞다.


내 인생의 인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중에는 예전에 동료였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에게는 아침마다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텐션이 있다. 그녀와는 아침 인사를 하는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진다. `에구 뭔일이랴. 오늘 왜 이리 이쁜겨.` 혹은 `아따, 오늘 멋지구만요.`이런 인사를 받고 기분 나쁠 사람은 없다. 그녀는 속정깊고 따뜻해서 누군가 어려움이 있어 보이면 단박에 알아차리고 위로해 준다. 그래서 그녀의 가방은 항상 무겁다. `자취를 하니 뭔 반찬이 있겄어.` 하면서 밑반찬을 싸 나르고 감기 걸린 동료를 위해서는 밤새 약초를 달여 온다. 거기에 그녀는 에너지 넘치고 유머러스한 입담까지 가지고 있다. 옆에 있는것 만으로도 기분 좋아지게 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녀가 옆에 있어서 좋다. 적당한 선을 지키는 유머,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걱정, 가라앉을것 같으면 재빨리 손내밀어주는 센스까지 가진 이런 사람을 만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자신의 삶도 당차게 살아가는 그녀는 옆에서 보는것만으로도 좋다. 십여년을 알고 지냈어도 우린 어떤 사이인지에 대해 논의해 본적은 없다. 그냥 내가 가는 세월속에 그녀가 있는게 내게는 다른 복이 하나 더 있는 느낌이다.


이런 인복이 나의 `빽`이다. 그러니 이래 봬도 나는 하늘이 내린 `빽`을 가진 사람이다. 나자신은 인복을 받았다고 행복해 하면서 나를 살피는 사람들에게 나도 그들의 인복이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제부터라도 누구에게나 좋은 인연으로 복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나를 가꾸는 일에 노년을 걸어야 하려나 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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