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가족의 모습
가족은 할머니, 엄마 아빠, 이모네 부부 세 쌍, 삼촌네 부부 한 쌍, 결혼 안 한 막내 이모, 사촌들과 언니와 나까지 9명, 가족만 총 20명이다. 집에는 방이 대략 16개, 화장실은 7개가 있으며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거실이 있고 각자의 가족이 생활할 수 거실도 따로 있다. 집 앞에는 넓은 정원이 있고 그곳에 꽃과 채소와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할머니, 엄마와 이모는 우리가 학교에 간 사이 정원에 물을 주고 채소를 따기도 하고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하며 먹거리를 준비한다. 우리는 학교가 끝나면 사촌들과 정원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삼촌, 이모들이 퇴근하고 오시면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저녁식사 시간에 넓은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식사를 하고 오늘 있었던 일들을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식사 중 한바탕 큰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고민거리가 있으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힘을 얻는다. 설거지는 당번을 정해 가족들이 함께 한다. 식사를 마치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쉰다. 나는 사촌 언니 방으로 가서 언니가 즐겨 듣는 음악을 함께 듣는다. 우리 집은 다 함께 모일 수도 있고 각자의 프라이버시도 존중되는 그야말로 '따로 또 같이'가 통하는 곳이다.
나무가 가까이 자라면 약육강식에 의해 한 나무가 죽게 되지만 의기투합해서 두 나무가 한 나무가 되면 거대한 나무가 된다. 몸집이 커지니 뻗어나갈 수 있는 가짓수도 많아지고 병충해 같은 외부 재해로부터도 강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쳐지기 전의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흰꽃을 피운 가지엔 흰꽃이 피고 붉은 꽃을 피웠던 가지엔 붉은 꽃이 핀다. 연리지가 된 나무가 크게 자랄 수 있는 것은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제 색깔을 유지하면서 한 발짝 물러서서 한 몸을 이룰 줄 알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