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 힘들지만,
진짜 호스피스 병동 환자가 힘든 것 중의 하나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게 아닐까…
일단 가까이에서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는 데, 정신에 문제가 있지 않고서야 웃을 수 없다. 주변에서 너무 아파하시는 게 눈에 보이면 눈을 감고 기도밖에 할 수 없다. 제발… 조금이라도 덜 아프시길… 그리고 나도 안 아프길… 이게 무슨 기도인지 알지도 못할 기도를 마구하게 된다.
예전에 깔깔 잘 웃던 나 자신을 떠올리며 웃기 위한 노력을 해보지만, 주변의 에너지를 변화시키기에 턱없이 여리다. 특히나 평생을 부정적인 말을 달고 살아오신 분들은 아무리 좋은 대화로 이끌어보려고 해도… 어렵다. 오히려 더 휘둘리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억울하다고 막 울면… 나도 따라 울고 싶은 마음이 된다. 또 계속 짜증을 부리며 투덜대면 내 마음에도 없던 불만이 자리를 찾게 된다. 그래서 어떤 분의 이야기는 애써 안 들으려는 나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환자를 훈계하는 보호자와 함께 있는 것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잘 이해가 안 되겠지만… 늘 같이 혼나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든다. ㅋㅋㅋ
또… 내게 통증이 찾아왔을 때, 깨달은 사람이 아닌 이상 웃기… 힘들다. 하 하 하
그리고 긍정적으로(?-악의는 없었고 본인은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한 말이니…) 건넨 말인데도 부정적으로 완전히 바뀌는 날도 있다.
늘 내게 딸 같다고 말하시는 한 여사님이 있다. 내게 지난주에 호텔 뷔페에서 따님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너무 맛있고 근사하고 행복해서 내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고 하셨다. 내 생각을 많이 해주셨는데… 왜 내 마음은 슬퍼졌고 보이지 않는 눈물샘이 터진걸까.
나도… 우리 엄마빠 맛있는 거 근사한 거 사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데… 그리고 나는 유동식 말고는 거의 못 먹는데… 우리 엄마빠는 내 입에 음식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감사함에 눈물 난다고 하는데… 자신의 자녀를 자랑하고픈 마음이 느껴져 너무 아팠다.
생각해보면… 하루 중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에너지가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어느새 부정적이기 쉽다.
ㅇ 보고싶고, 그리운 마음에, 안부 인사를 하고 싶어서, 그냥 썼어요. 이번 주는 부모님이 못오시거든요. 제가 이번 주 잘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