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릴 때는 주로 그림책을 읽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만화책을 접하게 된다. 친구들이 서로 추천하기도 하고 서점에 가도 재미있는 책들은 대부분 만화책이다 보니 사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이 만화책을 많이 보면 책을 보는 효과가 없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글만 읽는 책을 권유해 보았으나 재미가 없다며 쉽게 읽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재미있게 만화책을 읽으면서도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첫 번째 사례는 한자 공부를 할 수 있는 마법천자문 만화책이다. 마법천자문은 둘째가 친구 집에서 재미있게 봤다며 사달라고 해서 한동안 대여를 해주었던 책이다. 요즘 아이들 키우는 집에서 한자 공부에 좋다며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는 책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재미있다고 읽긴 하는데 시간이 좀 흐르고 나서 한자에 대해 물어보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듯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아이들과 직접 마법천자문 놀이를 시작했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과 요괴들의 역할을 정하고 공격과 수비를 할 때 책에 나오는 한자를 이용하도록 했다. 책으로만 봤을 때는 어려워하던 한자들을 직접 놀이를 하면서 동작과 함께 외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었다.
두 번째 사례로 세계 여러 나라를 공부할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만화책이다. 이 책은 첫째가 다른 나라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사달라고 해서 시리즈로 모으고 있는 책이다. 처음에는 그 책을 읽으면 다른 나라에 대한 공부가 되겠지 생각했는데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몇 가지에 대해서 물어봐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집에 있던 국기 카드를 모두 가져오게 했다. 카드의 앞면에는 국기가 있고 뒷면에는 그 나라의 이름, 수도, 면적, 인구수, 민족, 종교 등이 나와 있다.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국기 카드를 거실에 전부 앞면으로 펼쳐 놓고 게임을 시작했다. 예를 들면 국가의 이름이 가장 긴 나라 찾기를 해서 하나씩 뽑아 우승자를 정하고, 수도의 이름이 가장 웃긴 나라, 면적이 가장 큰 나라, 종교가 가장 다양한 나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 국가에 대한 정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도록 했다. 한동안 그렇게 게임을 하고 나니 지금은 카카오프렌즈 책을 읽으면 그 책에 나와 있지 않지만 국기 카드에서 본 내용을 자주 얘기하곤 한다. 코로나 시대에 직접 해외를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책으로 여러 나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