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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피킹글리쉬 Oct 28. 2020

영어그림책,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영어그림책을 어떻게 읽어줘야할 지 몰랐던 엄마들을 위하여

"Does he fuss, does he fidget, or squirm in his chair?

Does he flip his spaghetti high into the air?"


".......... 엄마 그만 읽어. 재미 없어."



아이에게 영어그림책을 읽어 주려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단어가 너무 어려운 책을 골라버렸다. 글씨 읽기를 연습하는 건지, 책을 읽어주는 건지.... 이내 아이는 책이 재미 없다고 한다. 나 역시 내가 지금 단어 읽기 연습을 하고 있는 건지, 책을 읽어주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덮었다.



'역시 영어그림책 읽어주는 건 너무 어려워.'



이런 경험, 한 번쯤은 해 보지 않았을까 싶다. 엄마표영어를 하는 사람들은 "영어그림책을 많이 읽어 주세요."라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읽어주세요."라고 속 시원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영어 노출 많이 해 주세요."라고 하지만, "영어 노출은 이렇게 해주세요." 라고 대답해주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엄마들이 정작 영어그림책을 "어떻게" 읽어줘야 하는 지 모른 채 무작정 글씨만 읽어줬던 것이다. 아마 대부분 영어그림책은 영어로 읽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사진 출처 Unsplash @hessam nabavi


"아이가 1살 정도라고 생각해보세요! 아직 귀도 안 트였을 테고, 말은 당연히 못 하죠! 이 때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실 때 어떻게 읽어주셨어요? 딱 그것처럼만 읽어줘보세요."



내가 코칭하는 엄마들에게 항상하는 말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다들 "아~~" 한다. 대부분 아이에게 영어그림책을 읽어줄 때, "영어"로 읽어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영어그림책을 읽어주는 이유와 목적을 한 번 생각해보자. 영어를 들려주기 위해, 그리고 영어 노출을 위해서이다. 아이에게 단지 그림책에 적힌 글자만 읽어주려는 목적이 아닌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가 영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혹은 엄마가 영어로 그림책의 디테일을 능수능란하게 설명해줄 수 없는 실력이라면,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점은, 영어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있게"는 구연동화 하듯 목소리로 연극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물론 그렇게 읽어주면 더 재미있겠지만, 재주 없는 사람에게 이렇게 읽으라고 하면 시작도 전에 나가 떨어지겠지. 다만, 아이가 그림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스토리텔링"을 하며 읽어주라는 이야기이다.










사진 출처 Unsplash @Dmitry Ratushny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영어그림책을 스토리텔링하며 읽어주라는데, 엄마의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 영알못(영어를 알지 못하는)이라 아이에게 영어그림책 읽어주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엄마들이 많다. 몇 문장 안 나오는 유아용 영어그림책들도 있지만, 아이들 영어그림책에 나오는 단어들은 얕봤다간 큰 코 다칠 정도로 어려운 수준의 책들도 많다. 고민할 필요 없다. 영어그림책일 지라도 엄마가 읽어줄 땐 모국어인 한국어로 읽어주는 게 낫다. 그래야 아이도 재미있게 듣는다. 그러기 위해서 엄마가 영어그림책을 미리 공부하는 것은 필수다.



아이들에게 영어그림책을 한국어로 읽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아이들에게 영어그림책 읽어주는 수업을 진행하면서부터였다. 영어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아이들과 관련 활동들을 하는데, 영어 듣기가 아직 부족한 친구들은 영국 원어민이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림책에 나와있는 글자만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설명을 곁들여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주었음에도, 헛수고였다.



너무 재미있는 중국어 그림책이 있다. 하지만, 중국어를 알지 못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다고 가정하자. 과연 이사람은 책이 재미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언어를 이해하지 못 하기에, 그 사람에게는 쇠 귀의 경 읽기나 마찬가지인 셈. 뭐가 재미있고, 뭐가 재미없는 지조차 알지 못 하는 것이다. 여태까지 아이들에게 영어그림책을 읽어줬지만, 아이들이 재미없다고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사진 출처 Unsplash @Jonathan Borba


아이들 영어책 중에는 아이들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생각보다 난이도가 꽤 되는 책들이 많다. 오랜만에 아이에게 영어 노출 해준답시고 준비했는데, 아뿔싸, 너무 어려운 책이었다면? 아이 역시 좋은 반응을 보일 리 없다. 맥이 빠진다. 혹은 엄마가 영어를 잘 해서 아이에게 영어그림책을 신나게 영어로 설명해주며 읽는다. 하지만, 아이는 영어에 노출이 잘 되어있지 않아서 엄마가 하는 얘기를 못 알아듣는다면?



아이의 입장에서 잠시 생각해보자. 엄마가 오랜만에 책을 읽어주겠다고 책 한 권을 들고 왔다. 아직 영어 단어 아는 건 몇 개 되지 않는데, 혹은 엄마가 영어책은 재미있게 읽어주지도 못하는데 또 영어책을 집어들었다. 하음.... 하품이 난다. 대체 뭔 소린지. 무슨 내용인 지 몰라도 버벅대지 않으면 들어줄 만은 할 텐데, 자꾸 똑같은 걸 여러 번 계속해서 읽는다. 우리 엄마 영어 연습 하는건가...



사실 아이들은 어떤 글자가 써 있는 지는 관심 없다. 그게 영어가 됐든, 한국어가 됐든. 단지, 그림을 보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스스로 유추하며 이야기를 알고싶어 할 뿐이다. 그렇기에 엄마는 아이가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만 주면 된다. 영어로 읽어주고 싶다는 열정은 깔끔하게 내려놓자.








사진 출처 Pixabay @ParentiPacek


"한국어로 영어그림책을 읽어주면, 영어 노출은 어떻게 하나요?"



영어그림책을 영어로만 읽어주지 않아도 해당 그림책의 음원 및 유튜브를 활용할 수 있다. 유튜브에는 '책 제목 read aloud' 라고 검색만 하면 다양한 원어민의 발음으로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스토리 이해도 시키고, 엄마도 영어로 읽어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 편하게 엄마표영어, 책육아를 할 수 있다. 꾸준히 할 수 있고, 꾸준함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영어그림책, 읽어주기 부담스러웠다면, 지금부터라도 스토리텔링 해 주자! 한국어도 영어도 괜찮다. 엄마가 편한 언어로, 아이와 대화하며 책을 읽는다면 다른 부수적인 건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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