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드세게, 하늘은 파랗게 (2025.3.17.)
무슨 날씨인가 싶다.
아무리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제주 날씨라지만
요 며칠 괴상하고 요상하게 바람이 계속 분다.
아침에 버리려고 밤사이 잠깐 놓아둔 종량제 봉투를
길고양이가 구멍을 내는 바람에
사방천지로 쓰레기가 날렸다.
이노무 고냉아.
내가 너 이러라고 없는 살림에 밥을 챙기는 게 아니란 말이다.
어젯밤 비행기로 돌아오려던 직원 언니는
제주 착륙 시도 세 번 끝에 김포로 회항했단다.
새벽 비행기로 오느라 밥도 못 먹어서 힘들었다고.
이거 이거 어디 무서워서 비행기 타것냐고요.
하트 구름이라고 몇몇에게 사진을 보냈다.
다들 이쁘다 하는데
나의 혈육인 큰따님은 아닌 거 같단다.
암튼 잘 나셨어요, 증말.
파도는 거센데, 하늘은 무지막지하게 파랗다.
무슨 조합인지 모르겠지만,
하늘이라도 파래서 추위를 견딜 수 있는 거 같다.
이번 꽃샘추위는 참 길다.
요즘 기록하는 것에 꽂혔다.
다이어리랑 문구를 좋아하는데,
기록 유튜버에 손을 댔다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노트를 사고, 또 사고,
필사 책을 사고, 또 사고.
소비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올해 안에 가정 경제가 망하지 않을까 싶다.
가계부를 지출 구경하려고 쓰니?
좀 줄여보자고 쓰는 게 아니겠니.
여하튼, 불렛저널을 쓰기로 했다.
샛노란 노트를 어떻게 채워나갈까,
설렘이 뿜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