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진 하늘(2025.3.24.)
바다는 사람들 마음을 꼬시려고 제 속을 다 보이는데,
하늘은 제 마음을 꽁꽁 숨기고 싶은가 보다.
뭐 뵈는 게 하나도 없다.
어제는 진짜 봄이 온 것처럼 날이 좋더니
오늘은 바람이 또 분다.
다행히 칼바람은 아니다.
봄봄봄, 봄이 왔네요.
드디어 왔다.
기다리다 지쳐서 포기하려던 때.
이제 봐봐라.
곧 외투를 벗을 날이 올 것이다.
어제는 속필 훈련 수업을 들었다.
주어진 단어를 넣고 문장 3개를 1분 40초 안에 쓰는 것이었는데,
총 7개의 단어 중 2개는 2문장 밖에 쓰지 못했다.
나름 빠르게 쓰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아마 한동안 웹소설을 쓰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말이 문장이지,
스토리가 없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문장들이었다.
배우려고 신청한 수업이긴 하지만.
글로 벌어먹고 살고 싶다는 내 꿈에게
미안한 순간이었다.
양심이야 이미 오래전에 팔아먹긴 했지만,
더 팔 양심이 남아있지도 않은데
자꾸 미루고 모른 척 지낸다.
조바심도 양심이 조금 남았을 때 드는 건가 보다.
몰라 몰라.
그래도 나는 오늘도 다이어리를 꺼내
꿈을 이야기하고 할 일을 적는다.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는 것.
버리는 시간보다 채우는 시간을 만드는 것.
다시 시작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