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춰버리는 날씨 (2025.4.30.)
진짜.
눈에 담긴 걸 보여줄 수 없어서 속상하다.
출근길에 환상의 바다를 만났는데.
형언할 수 없는 색의 바다.
에메랄드도 아니고.
민트와 하늘색의 중간색이
드넓은 바다에 신비롭게 펼쳐졌는데.
아. 이 무슨 그지 같은 묘사란 말인가.
내일 비가 많이 온다는데.
그래서 여기 농사짓는 사람들은
어제오늘 제초제 작업을 한단다.
양파 농사를 크게 짓는 친구가
아침에 하늘 사진을 찍어보냈다.
내일 얼마나 많은 비가 오려고
이렇게 하늘이 예쁘냐고.
그래서 나도 사진을 찍어 보냈다.
하늘이 미쳤다는 말을 붙여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참 재밌다.
어제는 근심거리가 한가득이었는데,
오늘 하늘 좀 맑다고
그냥 좋다.
가슴속 응어리가 싹 쓸려내려가는 느낌이랄까.
역시 단무지.
단순무식한 내가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