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는 병일까?
박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더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한창이었다.
주연 배우와 출연진의
출중한 연기력이 한 몫한
부분이 당연히 있었겠지만,
나로서는 그런 드라마의 인기가
좀 신기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관심이 반갑기도 했다.
드라마를 보고 많이 들었던
질문 중에 한 가지는,
"정말로 저렇게 똑똑한
자폐인도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똑똑한
자폐인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일단
우영우처럼 공부를 잘하면
자폐 진단은 나오지 않는다"
고 하는 것이 나의 답변이었다.
사실 미국은 경증 자폐 진단도 많다.
학업의 성취도만큼이나
사회성을 중시하는 문화적 영향도 크고,
정서적인 측면을
한국보다 훨씬 중요시하는
시스템이 일찍 더 정착되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그것이 고기능 자폐냐 저기능 자폐냐,
경증 자폐냐 중증 자폐냐를 떠나서
자폐가 병인가 하는 것이다.
자폐는 병일까?
우영우는 환자일까?
드라마에서는 우영우를
"괴짜 천재"라고 묘사한다.
우영우는 천재이기 때문에
환자가 아닌 괴짜이고,
말을 못 하거나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자폐는
이러한 능력 부족 때문에 환자인 걸까?
자폐 진단은
심리 검사자들이 하는 테스트 결과를 통해
정신과 의사가 결과를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의사의 역할은
정확히 무엇인지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진단 검사지를 제출하면
국가에서 장애인으로 판정을 내려준다.
한국에 들어와서
나는 내 아이의 장애등록을 위해
다시 한번 이 진단의 과정을 거쳤는데,
검사지는 늘 "환자는..."으로 시작한다.
문제는 그 누구도 자폐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 방법도 모른다는 것이다.
보통 진단을 내린 병원은
치료센터를 연결시켜 주고
자폐 아이들의 행동 수정은
이러한 치료센터에서 시작된다.
그러면 자폐는 치료가 되는 것일까?
우영우가 김밥을 덜 좋아하게 되면,
우영우가 고래를 덜 좋아하게 되면,
우영우가 눈치가 늘면,
우영우가 더 이상
헤드셋이 필요하지 않으면
치료는 완성되는 것일까?
자폐 성향이라고 하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
혹은 평생 지고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폐 아이의 치료는
어느 때까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일까?
무엇이 성공적인 치료일까?
왜 자폐인들의 교육은
왜 치료라고 일컬어지는 것일까?
생각해 봄 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