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짝 특별한 사이드 잡
사람들과 음악을 공유하는 기쁨이다.
한 공간 안에서도 어떤 음악이 흐르느냐에 따라
공기의 밀도와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진다.
그 리듬을 조율하는 일이 나는 좋다.
평일에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보내는 나의 주말 간 직업은 DJ다.
주로 플레이하는 음악 장르는 R&B화 힙합이다.
하우스 음악이 대세인 세상에서 나는 또 그렇게 어려운 길을 골랐다.
하지만 나는 하우스 음악에 신나지 않는다.
아무리 취향이라지만 정말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하우스 음악보다는 한참 템포가 느린 R&B 음악에 나는 신이 난다.
이것도 참 신기한 일인 것 같다.
어쩌면 내 삶의 속도와 닮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마 내가 이런 취향을 갖게 된 그 시작은 초등학생 때인 것 같다.
장르는 딱히 가리지 않았지만, 처음 내가 음악을 직접 찾아들었던 때인 것 같다.
명절마다 사촌 형의 컴퓨터로 스타크래프트를 하곤 했는데,
그 안엔 Winamp라는 음악 재생 프로그램이 있었다.
형이 만들어둔 플레이리스트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엔싱크, 에미넴 같은 노래들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리스트를 노트에 적어 집으로 돌아가 똑같이 들었다.
노래가 좋아서라기보다, 다섯 살 많은 형의 세계를 따라가고 싶었던 것 같다.
‘나 이런 노래 들어 ‘ 이런 문화적 허세랄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의 음악은 내 인생에 묘한 흔적을 남겼다.
따라 듣던 노래가 점점 좋아지더니 가사를 외우게 되었고, 영어를 배우게 되었다.
선호하는 음악 장르, 그에 따른 나의 라이프 스타일의 형성에 음악이 큰 역할을 하고 있었고,
좋은 음악이 주는 여운을 느끼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DJ에 흥미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내면을 사람들과 음악을 통해 공유하는 기쁨일 것이고, 공감받는 위로일 것이다.
한 공간 안에서도 어떤 음악이 흐르느냐에 따라 공기의 밀도와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진다.
그 리듬을 조율하는 일이 나는 썩 마음에 든다.
고심 끝에 내놓은 노래들이 공간을 채우는 만큼 나도 채워짐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