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다시 글을 쓰는 이유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by Dean

내 생일은 9월 17일이다.

88년도에 태어났기 때문에 나는 정확히 서울올림픽 개막일에 태어났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출산하고 담당 의사로부터

'아줌마 때문에 개막식 못 봤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레퍼토리처럼 말씀하신다.

참 그 시절엔 그런 이야기까지 하는 시절이었나 보다 싶다.


내가 내 생일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어느 순간 SNS에서 9월 17일이 되면

'오늘 애인 생기면 크리스마스 때 100일이 된다'

또는 '크리스마스 100일 남았으니까 빨리 애인 만들어라'는 게시물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제야 내가 예수님 생일과 100일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그렇게 올해도 내 생일이 어김없이 찾아왔고

'아 올해도 100일 정도 남았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매해 맞이하는 생일이었지만 100일이란 숫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었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100일이란 숫자가 다르게 다가왔다.

나이는 불혹을 향해가고 있고, 돌아보니 딱히 뭔가를 한 거 같진 않고, 결과물도 없는 것 같고,

내년이 되면 또 올해를 돌아보며 반성할 테니 그전에 뭐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때 나는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다시 브런치 계정에 로그인을 했다.

내가 처음 쓴 글을 보니 2020년에 썼더랬다. 5년이나 지났다.

다시 말하면 5년이 지나도 다시 여기로 돌아왔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일이 많았고, 마음은 늘 바빴다.

하루를 마치면 여러 핑계들로 해야 할 일들에서 도망쳤고 생각은 메모 속에만 머물렀다.

'나는 열심히 살고 있어'라고 생각했지만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생각의 끝에 수년 전부터 매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지만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의 이름을 빼면 나를 증명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여전히 답을 못 찾고 있지만 어쩌면 글을 통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나의 대한 기록을 남기는 수단,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으로써 글쓰기만 한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쩌면 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2020년 처음 글을 쓸 때는 그런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그때는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에 시작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내가 일하며 배운 것들, 사람들과의 관계, 성장의 기쁨과 고독까지

언어로 담아내면 삶이 단단해질 것 같았다.


나는 내일도 출근하지만 더 성장하고 싶다.

나는 내일도 출근하지만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나는 내일도 출근하지만 나를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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