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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Jul 25. 2024

빈티지 씨네클럽을 마치며

에필로그

2024년 봄의 매주 목요일, 오프라인으로 가진 모임 [빈티지 씨네클럽]은 내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영화의 매력, 그리고 각각의 감독이 가진 시선과 감각을 탐구하는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어 이것 역시 귀한 얻음이지 않았나 싶다.


[빈티지 씨네클럽]의 오프라인 모임은 1기와 2기로 나누어서 3편씩 총 6편의 영화를 다루었다. 1기에는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 바즈 루어만의 <위대한 개츠비>, 팀 버튼의 <빅피쉬>를, 그리고 2기에는 웨스 앤더슨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녀배달부 키키>까지 다루었다여기에 브런치 연재를 위해 개인적으로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디 아워스>와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추가하였다. 처음에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마리 앙투아네트>를 생각했지만, 아시아 영화를 한 편 더 추가하고 싶어서 마지막에 <화양영화>로 대체했다. 평소 좋아하던 영화와 관심 있던 영화감독으로 영화를 정했다. 처음 봤을 때보다 시간과 경험이 채워진 지금, 다시 한번 이 영화들에 빠져보니, 새로운 여운이 진하게 남았다. 


이제 이 팝콘 냄새가 나면 씨네클럽이 생각날 것 같아요

모임에는 언제나  팝콘이 함께 했다. 팝콘을 씹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대화를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 준비했다. 덕분에 회를 거듭할수록 멤버들이 가까워진 것도 같다.



영화 <작은아씨들>에서는 디너 식탁 세팅하는 법을 배워보기도 했고, <마녀배달부 키키>에서는 키키처럼 팬케이크를 구워 식사를 해보기도 했다. 평일 저녁이다 보니 퇴근 후 오는 멤버들의 배를 채워줘야겠다는 염려도 있었기에. 



빈티지 씨네클럽의 타임테이블은 대체로 이러했다.


19:00 착석 & 이름표작성

19:05 인사와 컨디션 나누기 & 신청하게 된 이유 말하기

19:15 모임의 목적 이야기하기 & 해당 영화 고른 이유와 함께 앞으로의 여정 간단하게 설명

19:20 간략한 영화의 줄거리 

19:30 영화에 대한 감상 나누기

19:40 영화 속 빈티지 공간 해설

20:00 영화 속 기억에 남는 장면 나누기

20:10 영화 속 과거의 시대적 배경과 당시의 사회, 문화 탐구

20:30 영화 속 공간처럼 연출하는 노하우 안내 

20:45 모임을 가진 소감과 피드백 & 다음 모임 안내

21:00 인사



모임을 진행하면서 참여 멤버들의 피드백을 수렴해 갔다. 모임 시간이나 원하는 진행 방식들을 들으며 더 나은 모임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캐주얼하게 진행해도 되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와주신 멤버분들께 감사해서 하나라도 더 얻어가는 걸 주면 좋겠다 싶어 교육적인 설명의 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시간을 줄이고 각 멤버들 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게 그들도 더 즐거워하는 것이다. 모임에서 나눈 대화는 교육적이지 않더라도 그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나 역시 각자의 의견을 듣다 보니 그들의 서로 다른 감성 속 힘을 느꼈다. 오히려 추억과 감정을 나누니, 모임이 더욱 풍부해졌달까.


<저작권자 ©공간수집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매주 목요일의 모임은 끝이 났지만, 빈티지 씨네클럽에서의 경험과 깨달음은 계속해서 나의 디자인과 삶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이 기록 역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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