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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Nov 19. 2024

'빈티지 홈'이라는 주제가 나오기까지

책의 주제와 콘셉트 정하기


어떤 책을 내고 싶은가?


궁극적인 질문에 맞닥뜨렸다. 나에게 던져진 이 질문은 생각보다 묵직했다. 나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책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나는 처음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했다.


나의 첫 번째 구상은 이랬다.


새것에 지쳐 아날로그 삶을 꿈꾸는 분들께

빈티지 인테리어부터 빈티지 패션, 빈티지 식기까지

빈티지 라이프에 입문할 수 있도록 손 내미는 책


단순히 아름다운 것만을 나열하는 책이 아닌, 마음가짐에서부터 의(衣), 식(食), 주(住), 취향까지, 빈티지 라이프를 이루는 다섯 가지 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다. 실제 이 주제로 아래의 브런치 북을 써보기도 했고.

그러나 책으로 확장하려고 할 때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이 주제의 책이 어떤지 많은 자문을 구했고, 대부분의 의견은 주제가 너무 방대하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스스로도 버거워했었던 것 같다. <빈티지 라이프>라는 거대한 주제를 가지고, 빈티지 인테리어, 빈티지 패션, 빈티지 그릇 등 소주제로 시리즈 책을 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들었다. 생각해 보니 뭔가 의욕이 앞서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를 좁혀보자

그렇다면, 첫 번째 책은 무엇으로 시작할까?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키워드가 <공간>이라는 것은 틀림없었다. 


프리랜서 공간 디자이너로 일하며 빈티지 숍을 기획했던 내 경험에서 출발한다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았다. 내가 살고 있는 집 역시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수원 행궁동의 낡은 구옥을 개조해 살고 있다는 것. 앤틱 가구와 빈티지 소품으로 공간을 채우고, 시간을 들여 집을 가꾸고 있다.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책 한 권을 채우기에 충분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면 이렇다.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동네의 낡은 구옥을 개조하고,

앤티크 가구와 빈티지 소품을 들이며, 

집을 가꿔나가는 이야기


그렇다면 책의 콘셉트는 어떻게 할까?


인테리어 리빙 책은 이미 넘쳐난다. 그럼에도 나의 책을 읽을만한 가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유사한 책들과의 차별성을 가질만한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빈티지>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누구나 새 아파트에서 적당히 빈티지 소품을 두어 꾸밀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진짜 오래된 집을 찾아내 살리고, 낡은 공간의 매력을 살리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구와 소품들로 채우는 작업. 그것이 내가 보여주고 싶은 궁극적인 빈티지 홈 스타일링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우리 모두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터전이다. 소유의 유무와 관계없이, 집은 우리를 담는 그릇이자 우리의 세계다. 이 공간에 빈티지를 더해, 낡음의 미학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의미 있을까? ‘빈티지 홈’이라는 주제는 그렇게 내게 왔다.


이제 나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의 누군가에게 오래된 것의 가치를 전하고 싶다. 단순히 낡은 것이 아니라, 시간을 품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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