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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Dec 17. 2024

빈티지 감성을 담은 그림에세이

책의 내지 디자인 방향성

이제 책의 내지를 디자인할 차례다. 그림에세이인 만큼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보는 재미가 가득한 책을 만들고 싶다. 빈티지 그림책처럼 손때 묻은 누군가의 그림일기를 들여다보듯.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책을 수집하고, 레이아웃을 연구하며 방향을 잡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도비라

책 속에 카툰이나 스케치를 넣어보고 싶은데, 어디에 넣으면 좋을지 고민했다. 기본적으로 컬러드로잉을 하려는 내 계획과 어울리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고민 끝에 도비라에 넣어보기로 했다. 


나의 스케치로 만들어본 도비라 (완성본이 아니라 모자이크 처리함)

'도비라'는 책을 펼쳤을 때, 맨 앞에 있는 면을 말한다. 출판용어 중에는 일본어 유래가 많은데, '도비라' 역시 일본어 '문'이라는 단어 扉(토비라, とびら)에서 온 것이다. 책의 문을 연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듯하다. 내가 그린 가구 스케치를 레이아웃하면 단순하면서도 귀여운 도비라가 될 것 같다. 



간지

'간지'는 챕터를 나누는 중간 페이지로, 책의 흐름에 변화를 주는 중요한 요소다. 이 부분을 활용해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고 싶었다. 특히 드로잉을 책의 양페이지를 모두 활용하도록 크게 배치해 보는 이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왼쪽페이지부터 오른쪽페이지까지 넘어가도록 드로잉을 크게 보여주는 레이아웃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드로잉을 배치한 간지 (완성본이 아니라 모자이크 처리함)

간지에 들어갈 그림은 더욱 신중히 작업해야 할 것 같다. 그림이 책의 이야기를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완성해 보자.



내지 레이아웃


내지는 가능한 한 많은 공간 드로잉을 담을 계획이다. 여백을 충분히 두어 빈티지 책 특유의 여유로움을 표현하고, 간단한 패턴과 장식으로 아기자기함을 더할 생각이다. 사진을 넣을지 그림으로만 갈지 고민 되지만, 빈티지 흑백 사진이나 필름 사진을 섞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참고 이미지
나의 핸드드로잉

3D 스케치부터 평면도, 입면도까지 내가 그렸던 핸드드로잉 도면들에 색을 입혀, 구조적인 표현들도 따뜻하고 깊이 있게 가져가고 싶다.  


그림 레이아웃  (완성본이 아니라 모자이크 처리함)

텍스트와 이미지를 균형감 있게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작은 그림들을 본문 내용과 디테일하게 레이아웃하면 아기자기한 도감처럼 완성될 것 같다.


양페이지를 다 채운 그림
모서리를 두지않고 페이드아웃하듯 배치한 그림

빈티지한 질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오래된 종이 같은 배경, 수채화풍의 그림을 적절히 활용할 계획이다. 많은 책들을 보고 레이아웃 감각을 익히는 수밖에 없다. 


손글씨 역시 빈티지 감도를 높일 수 있는 섬세한 작업이다. 휘갈겨 쓴 나의 악필조차 책 속에서는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내 글씨를 사진으로 옮겨 넣거나, 손글씨만 따서 책에 배치해도 좋겠다.



책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끊임없는 탐구와 실험이다. 빈티지 그림책처럼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레이아웃 하나에도 수없이 고민하고 시도한다. 손때 묻은 그림일기 같은 그림에세이가 탄생하기까지, 나의 손끝은 계속 움직이고, 생각은 끊임없이 흐른다.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이 책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로 다가가길 바란다. 책장이 넘겨질 때마다 작은 감동을 전하는 책, 그것이 내가 꿈꾸는 책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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