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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LSH Oct 01. 2022

공간 마케팅을 통한 럭셔리 브랜드의 야망

구찌에서 밥 먹고 에르메스에서 커피 한 잔

얼마 전 구찌에서 레스토랑 오픈한 걸 보고 꽤 흥미롭더라고요. 구찌뿐만 아니라 에르메스나 디올 등 럭셔리 패션 명품 브랜드에서 속속들이 패션이 아닌 외식업 산업에 진출하는 것들에 대해서요. 예전부터 이런 사례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많은 브랜드들이 식품 외식업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해 파고드는 브랜딩을 한다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 속에는 그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보이는 공간 연출이 있고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의 공간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초대해 팬으로 만드는 거죠.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럭셔리 패션 명품 브랜드들이 컬렉션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브랜딩의 연장선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식품 외식업이 많지만 아트 갤러리 같은 문화 공간도 보입니다.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 구찌 가옥 6층
출처 : 구찌 공식 홈페이지

얼마 전 오픈한 구찌의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부터 살펴볼게요. 이태원 구찌 가옥 6층에 구찌 오스테리아 다마시모 보투라라는 컨템퍼러리 레스토랑을 열었습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순간 구찌스러움이 느껴지는 공간이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구찌의 브랜드 컬러인 그린과 브라운을 활용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먼저 눈이 반짝여집니다. 구찌의 고향인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에 더해 테이블보부터 화려한 식기까지 구찌의 미감, 분위기, 서비스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과거의 헤리티지에서 출발해, 컨템포러리함을 유지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구찌 오스테리아의 운영 철학은 마시모 보투라 셰프의 철학뿐 아니라 구찌 하우스에 내재된 젊은 에너지와도 일맥상통합니다. 


구찌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공간을 통해 구찌의 브랜드 정신을 자연스럽게 소개합니다. 구찌 가옥에서는 구찌의 컬렉션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그 연장선으로 구찌만의 레스토랑을 열어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고 브랜드를 체험하도록 해 그들의 팬층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카페 디올 | 하우스 오프 디올 5층
출처 : 디올 공식 홈페이지

디올도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이 설계한 청담동 멋진 플래그십 스토어 '하우스 오브 디올' 5층 공간에 카페 디올을 운영 중이에요. 디올만의 미감으로 연출한 이곳은 프라이빗 살롱과 오픈 테라스 등 다양한 공간을 제공해 달콤한 디올을 체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19,000원, 2인 기준 애프터눈 티 세트가 12만 원대인데도 대기 고객이 많아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 지하 1층 아뜰리에 에르메스와 카페 마당


아뜰리에 에르메스와 카페 마당 (출처 :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애초에 에르메스가 있었습니다. 에르메스는 럭셔리 명품 브랜드의 끝판왕이라고도 불리며 예전부터 패션뿐만 아니라 식기 브랜드까지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의 지하 1층에는 현대 미술을 위한 전시공간인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있고 카페 마당이라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페 마당에서는 접시부터 커트러리까지 전부 에르메스의 식기류를 사용해 에르메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에르메스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복합 문화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브랜드를 노출하고 영향력도 키우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위스 명품 시계 IWC와 브라이틀링이 카페와 레스토랑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럭셔리 명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 메종키츠네의 카페 키츠네도 유명한 핫플이 되었죠.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도 다양합니다. 루이비통 오는 5월 청담동 루이뷔통 메종 서울에서 루이뷔통 카페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고, 미국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도 올 상반기 카페 랄프스 커피를 서울에 개장할 계획에 있습니다.





본업을 넘어선 브랜드 확장, 그 이유는?


■ 브랜드의 이미지를 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마케팅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럭셔리 패션 명품 브랜드를 매일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제품의 한계 때문인데요. 하지만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먹는 건 다르죠?! 언제든지 마음먹으면 자주 갈 수 있기에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공간을 만들어 패션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 다가가려 하는 겁니다. 


가장 확고하게 브랜드를 인식시킬 수 있는 건 역시 브랜드 컬러를 통한 공간 연출입니다. 티파니의 하늘색이나 에르메스의 오렌지색 같이요. 앞서 말한 구찌 오스테리아에서는 이를 잘 활용한 그린과 브라운 컬러를 사용해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거기에 브랜드가 추구하는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식기, 집기류 등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출합니다. 사람들은 브랜드가 원하는 이미지의 공간을 체험하며 브랜드 콘셉트를 더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브랜드야!'라고 설명하기보다 '우리는 이런 공간의 이미지와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해!'라며 각인시키는 거죠.



■ 공간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영향력 확장

소위 말하는 인증샷 명소나 인스타 핫플을 만들어내면 브랜드의 영향력은 같이 커집니다. 고급 호텔 호캉스나 럭셔리 브랜드의 카페 인증샷은 자신을 드러내고 과시하고자 하는 이른바 있어빌리티를 추구하는 MZ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킵니다. 


디올의 아메리카노가 한 잔에 19,000원이라고 해서 아예 못 가볼 가격은 아니기 때문에 친구들과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나 연인과의 특별한 데이트로 작은 사치를 부릴 수 있는데요. 실제로 구찌 오스테리아도 예약이 열리자마자 4분 만에 한 달간 예약이 풀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며 브랜드의 영향력을 굳건히 했습니다. 


게다가 공간을 보러 갔다 브랜드에 매료되는 주객이 전도될 수도 있는데요. 브랜드가 운영하는 카페나 레스토랑 등은 보통 복합 매장을 통해 컬렉션도 함께 판매합니다. 이런 통해 제품을 노출시키는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실제로 판매로도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커머셜 광고보다 강력한 브랜드 마케팅이 될 수 있습니다.



■ 단단한 팬덤 확보

MZ 세대에게서 명품 소비의 진입장벽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렵게 보이는 럭셔리 브랜드들도 그들이 만들어낸 핫한 공간에 가서 직접 체험하며 브랜드 자체와의 친밀도를 쌓으면 그들의 충성도는 더 높아지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브랜드가 미래에 더 경제력을 가질 소비자인 MZ세대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단단한 팬덤 확보는 브랜드의 존재를 지켜주니까요.




소스

구찌 공식 홈페이지

디올 공식 홈페이지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참고 기사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331_0001816075&cID=13001&pID=13000

https://www.inews24.com/view/1440500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510061735458212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702726632267912&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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