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부러웠습니다.
꿈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는데, 우리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솔직히 모난 사람이라,, '나는 뭐 하고 있었지. 왜 이리 나태하게 살았지?' 하며 스스로 질타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무턱대고 물어보는 무지한 저에게 정말 세세하게 하나하나 알려줘서 고마웠고 의지가 되었습니다.
정말 같은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언젠간 같이 비행을 하고.
어느 선선한 바람이 부는 노을 지는 날,
퇴근 후 시원한 맥주나 마시며.
'오늘 하루 고단했다' 서로 투정 부리고 웃는.
그런 꿈같은 일상을 마주하는 날이 있지 않을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혼자 했습니다.
역시 저에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는지
시작조차 못한 꿈은 시들어,
말라비틀어지고, 썩어 문드러졌죠.
그렇게 함부로 부러웠습니다.
물론 어려운 공부고 힘든 나날일 테지만,
다시 새로운 꿈을 어렵게 결정했기에,
시작도 못한 저와는 다르게 무엇이 되었든 진행이 돼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정말 못난 사람이라 함부로 부러웠습니다.
정말 속상한 건 장례식장에서 제가 그렇게 슬퍼하고 펑펑 울 수 있는 위치였냐는 겁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사이는 조금 공적이지만 서로를 조금은 위해주는, 애매할 수 있는 사이었을 테니까요.
제가 뭐라고 거기서 펑펑 울 수는 없었기에, 마지막 인사는 짧게 드렸습니다.
사진 속 얼굴이 너무 곱고 환해서,
도저히 쳐다볼 수가 없어서,, 죄송해요.
가을에 꼭 보기로 했었는데,
그 약속은 나중으로 미뤄야겠습니다.
눈 깜짝할 시간이겠지만, 긴 시간 지나고 나면 못다 한 이야기 들려주세요.
보았던 하늘은 어땠는지. 원하던 꿈을 이뤄나가던 심정은 어땠는지. 후회는 없었는지.
뒤늦은 가을 약속 때, 듣도록 하겠습니다.
더 친해지고 더 알아가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이 무궁하게 있을 거라는 착각에
또 늦어버렸습니다. 오래도록 보고 싶을 거예요.
편히 쉬세요. 보고 싶습니다.
2022.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