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포인세티아가 풀이 죽어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힘이 빠져 축 늘어져있었는지 눈치채지 못해 미안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선물 받은 화분이었는데 보자마자 속상했다.
곁에 오래 두고 싶어 물을 너무 많이 준 탓일까?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일까?
이미 수명이 다했다고 생각하고 싱크대 위에 올려두었다.
정신없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싱크대에 올려둔 화분이 생각났다.
화분을 바치고 있던 바구니와 분리하자 그 안에 흥건하게 물이 차 있었다.
물 주기를 제때 맞추지 못했거나 아니면 사랑이 과했거나 둘 중 하나다.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어 탈이 났나 보다.
고여있던 물을 버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구니에 화분을 다시 넣어두고
추운 창가 쪽이 아닌 비교적 따뜻한 음지에 두었다.
다음 날.
출근해서 상태를 확인해 보니 이게 왠 걸.
풀이 죽어있던 아이들이 기지개를 펼치는 듯했다.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었다.
낮 시간 해가 길게 늘어져 들어오는 곳에 놓아주니 어느새 다시 활짝 일어나 있는
포인세티아를 발견했다.
‘다시 살아주어 고마워.’
선물해주신 분에게 미안함과 더불어
크리스마스를 미쳐 보내기도 전이라 안타까웠던 마음이 씻겨져 내려 갔다.
‘작지만 생각보다 강하네.’
죽은 줄 알았던 식물이 하루아침에 살아나는 기적을 바라보니
한 해를 돌아보며 생각이 많아 지쳐있던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너도 다시 일어났으니 나도 힘을 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