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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샘 Oct 19. 2020

엄마, 그때  참 힘드셨죠?

엄마의 나이가 되고보니 비로소 알게되네요.


"엄마,  괜찮으세요? 어쩌시다가 다치셨어요.?"



"으응 이젠 괜찮여~~다 나았어.

아고 우리딸 왔어!~"

"와줘서 고맙다 "



친정엄마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

새벽에 일어나시다가 그만  미끄러지셔서

팔뼈가 부러지셨다.  

그래서 수술을 받으시고 병원에 입원중이시다.

마음이 많이 아프고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수술이 잘되셔서  많이 호전되고 식사도 잘하신다. 이만한게  얼마나 감사한지..



요즘말로 홀로 생활하시는 독거노인이시다.

벌써 일흔후반인 나이지긋하신 노모가 되셨다.



옛날 어릴적 엄마는  세상풍파 모두 이겨내실듯한 강인함으로 무장되신 분 같았는데...

지금 내앞의 엄마는 하얀 백발의 깊은 주름이 가득한 힘없는 모습으로 앉아계신다.


엄마,40대 혼자되시다


친정엄마는 40대에 친정아버지와 사별 후  혼자 되셨다.

 술을 좋아하셨던 친정아버지는 50대라는 젊은나이에' 간경화'라는 병으로 일찍 돌아가셨다.

술을 좋아하셨던 친정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셨다.  

술로 직장을 제대로 다니신적이 없으셨다.

그래서 가장의  총대를 늘  엄마가 매셔야 했다.

술은 늘 가정불화의 불씨가 되어

부부싸움이 멈추질 않았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그런모습때문에

 늘  무서움에 떨어야 했고 숨죽여 울어야 했다.

난 그때 막 중1학년, 동생은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불우했던 어린시절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시고 우리집은 더  고난의연속이었다. 이사를 쫒기듯 다녀야 하고

돈이 부족해  힘든나날을 보내야 했다.

나의 어린시절은 그리 행복한 기억이 없다.

 그야말로 불우한 가정환경이었다.

가족끼리 여행한번 가 본적 없었고,

외식한번 해보지 못했다.

아니 이런일은 딴 세상이야기, 사치처럼 느껴졌다.



외로웠던 어린시절



아침에 눈을 뜨면 늘 엄마는 보이질 않으셨다.

새벽에 일을 나가셔서   

내가 다시  잠이 들때쯤 밤10시에 돌아오셨다.

그래서 동생과 나는 늘 외롭고 심심하게 지내야 했다.

엄마가 돌아오시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다  잠이들곤 했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핑돈다.

엄마의 사랑이 늘 고팠던것 같다.




고군분투하신 엄마의 삶

홀로되신 엄마는 우리를 키우시기위해  안해본일이 없으시다. 공장미싱일,지하철청소,파출부...등등

힘든일은 도맡아하시고

요즘말로 투잡,쓰리잡도 강행하셨다.

그러고 보니 자식들 먹여 살리시려

안간힘을 쓰셨던 것이다.




그땐 이렇게 살아야 하는 우리집 환경이  

 초라하고 비참하게 느껴졌다 .

그래서 친구한번 우리집에 데려올수가 없었다.

이때부터 나의 자존감은 급 낮아져

모든일에 자신감이 결여된채 수동적인 학교생활을  했다.



엄마,피아노 배우고 싶어요

왜 우리집만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야하나?

그토록 배우고 싶은 피아노 한번 배울수가 없나?

(피아노가 너무배우고 싶어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돈이없다는 이유로 학원에 갈수가 없었다.) 하고  

넘 창피하고 그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다.



이때  학원비가  없어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딸아이의 말을 못 들어주었을때  

엄마의 마음은 어떠셨을까?

그때 학원 보내달라고 떼썼던 철없었던

내자신이 한없이 미워진다.

(엄마,너무 너무 죄송해요.그땐 철이 넘 없었어요. 엄마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하고 불평불만만 했던  

제 자신이 너무 미워져요. 용서하세요.)





 내가  엄마 나이가 되고 보니

남편을 하늘 나라로 먼저 보내고  홀로 자식들 5남매를 키워야 한다는 막막함,엄마의 현실에서 느껴졌을 절망감은 어떠셨을지..엄마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불안하셨을지

감히 실감 아니 상상할 수가 없다.



지금  나도 두아이 키우는 워킹맘,두아이 키우는것도 힘들다고 매일 투정하고 아이들한테  부정적감정으로  대했는데 엄마의 삶에 비하니  비교대상꺼리조차 되지 않는다.

순간 내자신이  너무 나약하게 느껴진다.



엄마한테 죄송할 만큼 난  지금 넘 행복하다.

나를 너무 아껴주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자상한 남편이있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다.


딸아이와 친구처럼 꽁냥꽁냥  지내는  

남편과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어릴적 나와 친정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 대조적으로 그려진다.


'난 그때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두려웠던 존재가 아버지였는데.. 아버지를 아빠라고 불러본적도,

사랑스러운 스킨쉽 한번 못받아 봤는데..

순간 딸아이가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졌다.


 순간이 넘 감사하고 행복하다.



친정엄마께  너무나 죄스런 마음이 든다.

파란만장한 삶이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젊은 나이에 홀로되셔서 자식을 키워내셔야 했던

 그 고단하고 무거웠던 삶...

엄마의  삶이 넘  가엾고 안쓰럽게 느껴진다.

자식들때문에 엄마의 젊음을 고군분투하며

 에너지를 소진하셨을지 마음한구석이  쓰리고 아리다.



엄마께 드리는 가을편지


"엄마, 감사하단 말로 부족하지만  감사해요.

엄마가 그때 저희들을 저버리지 않고 키워주셨기에

저희가 이렇게 잘 자랐고 각자의 자리에  있네요.

엄마의 나이가 되고 보니  

그때 엄마의  삶의 무게가 어떠셨을지

조금은 헤아려 지네요.

엄마께 상처가 되게 내뱉었던 말들,

철없이 행동했던 지난날은 모두  용서하세요.


전화할때마다  "딸, 사랑해"라며  하실때마다  눈물이 나요.     

제가 먼저  엄마사랑한다고 표현했어야 했는데  이제부터라도   제가 먼저 "엄마,사랑해요"라고

표현 많이 할께요.


늘 주기시만 하는 사랑  이제 거두시고

자식들 사랑 받으셔요.

남편(아버지)의 사랑 못받으셨던거 저희들이

  다 채워 드릴수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주 찾아뵙고

더  안아 드릴께요 .             


빨리 회복하세요.

그리고 오래오래 저의 곁에 계셔 주세요.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엄마를 너무나 존경하고 사랑하는 넷째딸  00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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