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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샘 Oct 29. 2020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은?

워킹맘의 365일 고민

 나의 대략적인  아침 루틴은 이렇다.

-5시:기상하자마자 물 마시기

-10분 정도 간단한 스트레칭

-30분 독서하기

-5시 40분~7시:블로그에 포스팅 1개 올리기

(아직은 초보 블로거라 포스팅 시간이 많이 할애된다.)

7시~7시 30분:아침식사 준비하며 점심 반찬거리 준비하기

-7시 30분:아이들 깨우기

-8시:아침식사

-8시 20분:출근



반찬은 뭐해놓고 가지?



나는 아침을 준비하면서 아이들 먹을

 점심 반찬메뉴를  함께 고민을 한다.

365일 중에 단 하루도 빼지 않고 하는 고민이다.


'아~~ 오늘은 뭐해놓고 출근하지?'

 '뭘 해놓아야 맛나게 먹을까?


초등학교 남매의 등교가 하루에서 3일로 늘었지만  

두 아이의 등교가 가는 날이 달라

점심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아니  아이들 어릴 적부터

일을 하는 엄마였기에 꾸준히 그래 왔다.



점심을 준비해놓지 않으면

아이들이 굶거나 빵이나 컵라면으로 대체해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나는 늘 밥과 반찬을 준비해놓고 가야 맘이 놓였다.


그리고  며칠 전 뉴스에서

초등학생 두 형제가 엄마가 없는 사이

라면을 끓여먹다 큰 화상을 입

뉴스를 접하고 나서는 더더 맘이 쓰인다.

 혹여나 우리 아이들도 밥 없어서 라면 끓여 먹다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무섭고 아찔하다.

그래서 맛없는 반찬이라도 꼭 해놓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혀 있다.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나는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들이 있다.

누구냐구?

바로 친정이나 시댁이 가까이 있어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신 케어해주는 워킹맘들이다.

눈물겹게 부럽고 또 부럽다!!


그중에서도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께서

밑반찬을 해주시는 분들이 제일 부러웠다.

난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없기에...

소망이고, 선망의 마음뿐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도 아이가 너무 민감해

하루도 맡겨보질 못했고

친정엄마의 연세는 벌써 70대 후반 ,

시아버지는 홀로 서울에 사시맡겨볼 생각을 못했다.

아니 생각조차 안 했다.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내가 일하는 병설유치원  아이들도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거의 조부모님들이 등원, 하원을 책임지고 있다.


'아~~ 좋겠다.

 이 아이들의 엄마는 친정, 시댁 부모님들이

도와주시니 얼마나 좋을까?



물론 유치 아이들의 엄마도 아이를 맡겨야 할 때

어디 맘이 편하겠는가?

아쉬운 소리 해가며,

 용돈 드려가며 눈치를 보긴 할 것이다.


하지만

난 돈을 드려가면서라도 맡기고 싶었다.

구청에 아이돌보미 서비스도 알아보고

기다려보기도 했지만 우리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어느 날,

불가피하게 시아버지께 아이들을 맡겨야 할 때가 있었다.

퇴근 후 돌아와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데...

시아버지께서 남편(아들)한테  말한다.(버럭 화내며)


"일하는 며느리 때문에 내가 뭔 고생이냐?

 니  마누라 일하지 말고 집에서 살림하게 해라"


하.... 그 말을 주방에서 듣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며칠 봐준다고? 남의 손자도 아니고

본인 손자 좀 며칠 봐달라는데 '

 너무 서럽기도 하고 시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바통 터치하는 부부

그래서 우리 부부가 선택한

밤낮을 나누어 일하고 아이들을 케어하는 방식을 택했다.

난 낮에 일하고 퇴근 후 아이들을 돌보고

 남편은 밤에 일하고 낮에 아이들을 돌보는

 형식으로 택했다.

한마디로 우리 부부는 아이들 케어 때문에  

바통터치 부부가 되었다.


4년을 이렇게 일했다.

이때 남편이  많이 힘들어했다.

밤낮이 바뀌니 몸이 쉽게 적응 할리 만무했다.

밤에는 일하고 환한 낮에 잠을 청해야 하니

잠이나 푹 잘 수 있었을까 싶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맞벌이 부부삶이었기에

피곤함을 감수하며 아이들을 케어했다.

아이들 아플때 병원가는것도

다 남편몫이었다.

남편은 늘 피곤에 쩔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잘 보살폈다.

아이들 씻기는거,먹이는거,장보는거,집안정리

그나마 내가  지금까지

 일할수있는 버팀목이 된 것같다.



4년 동안 이렇게 생활하는가운데

4살, 6살이었던 아이들은 이제 둘 다 초등학생이 되어

학교도 혼자 가고 엄마 아빠 없이도 학원도 잘 갔다 오고

자립적으로 할 일을 스스로 한다.



아이들 어릴적 생각하면

 많이  미안하고 아쉽다.

엄마 사랑과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였는데

늦게까지 유치원에 엄마를 기다려야 했고

바쁜 엄마를 보면서 눈치 봤을 생각을 하니 많이  짠해진다.




한 그릇 음식


매일 내가 해놓고 가는 음식메뉴는 보통 한 그릇 음식이다.

짜장, 카레, 볶음밥, 비빔밥, 김밥, 주먹밥.....


그중 제일 많이 하는 건 김치볶음밥이다.

몇 년 동안 김치볶음밥 질릴 만도 한데

퇴근 후 맛있게 뚝딱 먹어치운  

빈 프라이팬을 보고 있으면 흐뭇해진다.


매일 단순한 한 그릇 음식이지만

"엄마, 맛있어,

 역시 우리 엄마는  요리를 잘한단 말이야'하며 

엄지 척해주는 딸 때문에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모른다.

 매일 음식메뉴 고민으로 힘들지만

아이들이 맛나게 먹는 상상만으로 행복해진다.


애들아, 오늘 메뉴는 김치찜이다
아이들이 젤 좋아하는 김치찜



얼마 전부터 김치찜이 먹고 싶다는 첫째 아들

바쁘단 핑계로 엄마가 그동안 못 만들어주었는 


    "애들아~ 오늘엄마가 너희들이 젤 좋아하는

 김치찜 해놓을게.

맛있게 먹어

조심해서 학교랑 학원 잘 갔다 오고

숙제하고 잘 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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