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주방 가까이 있던 방 위치 때문이었을까
늘 엄마의 도마 소리에 잠이 깼었다.
밥 짓는 소리. 달그락 달그락 그릇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으 밥 먹기 싫어.’ 엄마에게 인사도 없이 화장실로 들어갔던 내가,
장난감 놀이 삼매경에 빠진 아이를 따라다니며 아침밥 먹어라, 밥 먹어라, 노래로도 부족해 숟가락을 들고 다니며 아이 입에 욱여넣는다.
“한입만 더! 이제 진짜 마지막! 오~~ 한 번만 더 먹으면 진짜 끝이네!! ”
거짓말이 난무하는 오전 풍경이다.
새 언니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와서
“그이는 아침밥을 안 먹으면 큰일 나는 줄 알아요.
저는 아침을 안 먹거든요. “ 푸념을 늘어 놨을 때
엄마는 정색 했었다.
이제 갓 시집 온 며느리 앞에서 아들 편을 들다니...
새언니가 돌아가고 엄마한테 어쩜 그런 반응을 보일 수 있냐...
다시는 그러지 마라 당부 또 당부를 하던 내가
우리 아들 밥 안 먹고 어린이집 가면 세상이 무너지는 냥 하루 종일 우울해한다.
아들이라면 껌뻑 죽는 우리 새언니? 말해 뭐해.
성장기의 밥이란 말이지.
놓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황금 기회 같은 거란 말이지.
학원에서도 아이들과 수업하다 누군가 배고프다 말하면 나는 약간 이성을 잃는다.
배고파? 점심 남겼니? 간식 안 먹었어? 기다려. 선생님 나갔다 올게!
아이들 간식비로 버는 돈 다 쓸 거냐는 다른 선생님들의 말에도 우리 아이 생각, 조카 생각하면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 말.
“배고파요.“
숙제 해왔는지 보다
오늘 점심은 다 먹고 학원 왔는지가 궁금해.
곁에 있는 이가
몸 따뜻하게 하고 다니고,
배 든든하게 채우고 다니면
왜 내가 행복한지 모르겠지만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 행복해진다.
밥 밥 밥하던 엄마 밑에 자란 티를
이렇게 낸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