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른 온기를 느끼며
우리 집 창문의 유일한 풍경은 연회색의 옆 건물 벽이다. 그래서 방 안에선 오늘의 날씨를 가늠할 수 없다. 햇빛이 공간에 머무르는 순간을 좋아했었는데, 당분간 우리 집에선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사를 한 지 일주일이 되던 그저께, 나의 사랑스럽고 아늑한 보금자리에서도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낮에는 회사에 있어서 몰랐지만 정오가 되니 창 밖 풍경과 방 안에 빛이 잠시 새겨졌다.
지난주부터 연재를 시작한 브런치 북에 수많은 응원의 댓글과 좋아요가 달렸다. 보내주시는 응원과 격려의 말들에 몸 둘 바를 몰랐고, 무엇보다도 감사했다. ”나는 좁아터진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거야. “라고 자취를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말했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 글을 통해 어느새 세상에 한 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었고, 많은 분들과 연결될 수 있었다.
독자분들이 전해준 마음들 덕분에 당분간 꽤나 행복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대개의 시간엔 어둑 컴컴하고 고독하고 외로움으로 가득할 이 작은 방에 종종 찾아와 주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