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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um Mar 03. 2021

졸업전시 이대로는 못해

입구를 막으면 되요

“선! 전시 참여못해.”


2016년 드디어 전시회 피날레를 했다. 우여곡절이 가장 많았던 전시다. 검은색 먼지로 인해 나의 전시는 무산될수도 있을 위기의 순간을 잊을수 없다. 콜레의 검은 먼지들이 밤이슬처럼 전시회 사방을 덮지 않았다면 작품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최악의 조건에서 최고의 무언가를 만난것이다.

독일은 전시할때 오픈하기전 준비 기간을 2주일정도 여유있게 준다. 공간에 작품을 어디에 놓는 작품과의 조형미를 탐구하고 구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두그림속 구멍속(폴리로 막은 두방의 입구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놓은)으로 보는것이다.

현재의 방에 있는 사운드는 독일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반복적으로 들려나오는 소음이다. 사람들은 들려오는 음성에 귀를 기울이지만 이해를 못하고 좀더 경청한후 잠시후 천천히  알아차린다. 또 다른 과거의 방의 구멍을 통해 공간 안의 작품의 세계를 본다. 두문 입구전체에 막아놓은 반투명 폴리는 마치 타임머신처럼  바깥 세상-계과 내면의 세계를 이어주는 작은 렌즈역할이기에 시야를 가리는 불투명한 폴리에 상하좌우 1cm 구멍에만 의존해 작품을 관찰한다.


소통


이라는 제목의 무게를 작품으로 대중들의 공감을 끌어내보았다.


태초에 인간의 언어는 하나였다. 인간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하늘높이 가면 하나님처럼 될수 있을꺼라 생각해서 탑을 짓는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 인간들의 욕심을 벌주기 위해 언어를 혼동시키어서 탑이 더이상 지어지지 않도록 하고 오늘날 언어가 분리되어 살고 있다. 그 탑이 바벨탑이고 창세기에 쓰여진 바벨탑 사건이다.

“온 땅의 구음이 하나이요 언어가 하나이었더라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하고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또 말하되 자, 성과 대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인생들의 쌓는 성과 대를 보시려고 강림하셨더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후로는 그 경영하는 일을 금지할 수 없으리로다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여 그들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신고로 그들이 성 쌓기를 그쳤더라” 창세기 11:1-8 KRV

언어의 유래가 된 왼쪽방에 쓰러져 있는 바벨탑을 상징한 탑모양의 형상물 사이사이로 흰색천이 있다. 오른쪽방 안의 작은 탁자위 노트북은 이 시대의 언어의 소통 수단이다. 바닥에는 숯을 깔아서 숯가루가 날려 세상이 더럽혀졌다. 두개의 문은 불투명 비닐로 막아놓아 작품은 뚫어놓은 구멍으로만 볼수 있게 하였다. 두그림속 구멍속 과거와 현재. 사람들은 현재의 방에 있는 사운드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귀를 기울이지만 이해를 못하고 좀더 경청한후 잠시후 천천히  알아차리는 인지과정과 다른 과거의 방의 구멍을 통해 나의 작품의 세계를 관찰할려는 행동들이 흥미로왔다.
두문 입구전체에 막아놓은 불투명 폴리는 바깥 세상-계과 내면의 세계를 이어주는 작은 렌즈의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하나의 사건으로 오늘날의 학습을 해야만 하는 지구상의 수많은 언어들과의 소통의 의미가 내포되었다.
Konstanz: 불변(지속)과  Veränderung: 변화는 공간과 시간안에서 항상 나타난다. 각각 하나의 상태로 존재하지만 이 두가지는 항상 동시에 존재한다.


2016



많은 이들이 와서 축하도 해주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라는 공감을 얻고나니 뿌듯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설치 미술은 너무 힘들다. 전기설치하는 것도 몰라 콘센트 찾아 그냥 조명사서 콘센트에 달아야해서 스트레스였고 차가 없으니 하나하나 트렁크로 전시장까지 옮기는 것, 나무들 하나하나 사서 드릴로 해서 내 키보다 훨씬 큰 탑모양 만드는것 하나하나가 나에겐 너무너무 어려운 과정이다. 하지만 해야만 하고 작품 한번마다 재료비에 100만원 정도는 그냥 나가는것이 안아까운건 표현하고 싶은 내적욕구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머리속에서 웅얼거리는 희미한 꿈틀거림은 항상 나의 손을 통해 세상에 나오는데 동시에 만족과 기쁨을 느낀다. 난 항상 생각이 많다.

표현하는 매개체는 다양하지만 이런 설치미술을 앞으로 하게될지 안하게 될지 모르겠으나 다른 방법으로 할때 나의 관점이 변할건지 변하지 않을건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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