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또로
웬만한 건 둥글둥글 좋게 좋게 넘어가는 편이지만 부당한 건 말할 줄도 안다. 그리고 굳이 급할 거 있나 하며 서두르지 않는 편이고 차분하다. 또 착해 보이지만 단단하며 선을 넘는 언행에는 불쾌함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인상도 너무 좋아서 어딜 가나 예쁨 받고 또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러모로 참 닮고 싶은 사람이다.
바다는 잔잔해도 항상 물결이 일고 때로는 큰 파도가 치기도 한다. 하지만 호수는 항상 잔잔하고 큰 돌이 튀어도 물결이 좀 일다가 이내 잔잔해지는 것처럼 또로는 호수 같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감정기복이 없어도 인간미가 없어 보이기 마련인데 또로는 작은 일에 감동하고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애정표현도 넘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또 나와 다툴 때면 그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보고 대화로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
너무 자랑한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이런 그이기에 나는 여태 큰 싸움 없이 그와 살고 있는 것 같다. 결혼 전부터 그와 함께라면 잘 싸우지 않고 행복할 거라는 확신도 있었고 무엇보다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제일 재밌고 행복했다. 음식취향, 장난치는 코드 등도 너무 잘 맞아서 둘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연애 때는 떨어지는 순간순간 항상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남자가 귀여워 보이면 끝이라는데 심지어 또로는 내 눈에 너무너무 귀여워 보였다. 아직까지도 내 눈에는 세상에서 또로가 제일 귀엽다.
누군가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얘 성격 내가 언젠가는 고쳐놓는다.'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또로의 이 장점 많은 성격을 내가 잘 지켜주며 살아가야지.'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나의 단점도 되돌아보며 '나의 단점은 꼭 고쳐야지.'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내 배우자가 나에게 실망할 일 없도록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도 결혼생활을 유지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50년이 지나도 또로가 내 옆에 꼭 붙어있고 싶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