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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열매 Jan 31. 2024

우리 결혼할까?

J에 가까운 P의 결혼 준비

 우리가 연애한 지 일 년쯤 되었을 때 우린 자연스럽게 결혼얘기가 나왔다. 정확히는 내가 먼저 꺼낸 것 같다. 나는 P지만 J에 가까운 P였고 내가 하고 싶은 걸 늦게 알아봐서 놓치는 걸 싫어하는 편이었다. 예를 들면 휴가철에 여행 갈 때 숙소를 늦게 알아봐서 가고 싶은 숙소에 못 가면 일찍 알아볼걸 하고 후회하는 편이다. 그래서 또로한테 우리가 결혼한다면 언제쯤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또로는 "소방관 합격하면 바로 해야지."라고 대답했다. 근데 소방공무원은 합격하고 나서 바로 일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대기했다가 소방학교에 입학해야 했다. 그리고 약 6개월간의 교육을 받아야 소방관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근데 소방학교는 졸업하고 결혼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빨라도 지금부터 1년 반은 지나야 할 거 같아."라고 했다.


 나는 바로 맘에 드는 식장은 언제부터 예약이 가능한지 찾아봤다. 검색 결과 요즘 인기 많은 식장은 1년 반 전부터 계약해놔야 한다는 정보를 알아냈다.


-"오빠 근데 요즘 맘에 드는 식장은 보통 1년 반 전부터 예약해야지 거기서 결혼할 수 있다는데, 일단 오빠가 합격을 하든 안 하든 무료취소 가능한 곳으로라도 예약을 해놓는 게 좋지 않을까? 나는 늦게 알아봐서 대충 아무 데서나 하는 건 싫거든."


-"근데 그랬다가 합격 못하면 어떡해..?"


-"어쩔 수 없지. 결혼하고 공부해!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결혼하고? 그래 합격 못해도 무조건 결혼은 해야지."


-"그래서 일단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허락받아보는 게 좋을 거 같아. 맘에 안 들어하실 수도 있잖아 그럼 설득하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에이 또또는 무조건 맘에 들어하시지. 그래 그럼 날을 정해보자."


 이렇게 우리의 결혼 준비는 시작되었다. 부모님을 찾아뵐 날짜를 잡고 나니 또로가 너무 부러웠다. 또로는 이미 형부랑 친구이기도 하고 언니랑도 동갑이라 많이 친해진 상태였다. 게다가 우리 집에서 형부를 너무 좋아해서 형부친구라면 거의 프리패스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또로가 상견례 프리패스 상이기도 하고)


 그래서 나도 고민 끝에 그의 가족을 만나기 전에 그의 남동생을 먼저 만나 보기로 했다. 남동생이 나랑 동갑이기도 했고, 동생을 먼저 만나면 부모님을 처음 뵐 때 좀 덜 떨리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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