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열매 Feb 13. 2024

결혼 관문 No.2

소방공무원 합격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결혼 승낙을 받아낸 우린 궁합을 보고 결혼식 날을 잡았다. 그리고 바로 식장부터 계약을 했다. 다행히 궁합은 "이렇게 만나기도 힘든데 너무 좋다."라는 말을 들어서 양가 부모님도 더욱 좋아하셨다. 사주나 궁합 등을 맹신하진 않지만 안 좋게 나오면 찝찝하지 않은가. 


 결혼하기 좋은 날을 받아서 전부터 눈독 들여놨던 맘에 드는 식장을 계약하고 지인에게 플래너를 소개받아 스드메도 계약을 했다. 모든 선택이 고민의 연속이었지만 한 번뿐인 나의 결혼식을 위한 일이라 마냥 힘들게 느껴지진 않았다. 


 남들은 결혼준비 하면서 "나 혼자 결혼해?"라며 싸운다는데 우리는 결혼준비로 싸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또로는 묵묵히 공부에 열중했고 어차피 스드메든 뭐든 신부의 선택이 대부분이라 내가 가지를 추리면 또로가 그중에서 같이 골라주는 정도로 결혼준비는 진행됐다.


 우리는 서로의 친구도 만나봤다. 나는 또로에게 내 절친을 보여주었고, 또로도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들을 보여주었다. 내 친구도 또로의 친구도 서로에게 좋은 인연으로 다가왔다. 우린 또로의 친구커플들과 함께 총 네 커플이 자주 만나 모임을 가질 정도로 친해졌다. 그중 대부분의 커플들이 현재 결혼 준비 중이다. 그리고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또로의 남동생에게 소개해줘서 지금 둘은 잘 만나고 있다. 우리의 주변은 사랑으로 가득한 것 같았다. 


 그렇게 공부도 하며 나와의 관계도 탄탄하게 잘 쌓아온 또로는 소방공무원 준비 1년 만에 필기시험, 실기시험,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까지 이뤄냈다. 합격 성적순으로 10월에 소방학교 가거나 다음 해 4월에 소방학교 가는 것으로 나뉘는데, 4월에 소방학교를 가게 되면 결혼과 겹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또로는 성적도 잘 받아서 10월에 소방학교에 가게 됐다.


 소방공무원 준비할 때도 또로 주변에선 항상 또로는 워낙 잘해서 걱정 안 된다고, 무조건 한 번에 합격할 거라고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줬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물론이고 시어머님과 나 역시 매일같이 기도하며 또로를 응원했었다. 또로는 열심히 하는 만큼 주변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도 많은 외롭지 않은 공시생이었다.


 30대에 갑자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소방공무원이라는 길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묵묵히 잘 해내준 또로가 너무 고마웠다. 덕분의 나도 불안하지 않을 수 있었고 우리의 결혼도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또로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 뭘 한다 해도 믿음이 간다. 이 남자라면 내가 평생을 믿고 의지하고 존경하며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전 08화 결혼 관문 No.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