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주한 나의 팀원들에게
삶이 물었다.
'그대는 왜 이 비를 맞고 서있는가'
'빗길에 남긴 족적 때문이오.'
'씻겨 내려갈 흔적 따위에 몸을 적시는
그대가 안쓰럽소'
'매번 으스러진 비루함 이기에,
나의 안위는 보잘것없겠으나
저들이 마주할 이 비는
적어도 나와는 다른 기억으로
남길 바라기 때문이오.'
속으로 되뇌었다.
먼저 간 이들의 찢어진 옷가지를
움켜쥐던 나의 삶이,
오래전 내게 말해주었던 사실들을.
우리의 인생이
무엇보다 귀한 연유는
지난 나의 과거가,
어느 날 이름도 모를 이의
발끝을 비춰줄 희미한 가로등으로라도
남을 수 있기 때문이고,
누군가는 그 불빛만을 찾아
하염없이 헤매기 때문이다.'
그대들과 함께했던 8시간이
나에겐 더없이 고마웠다.
변하지 않았고,
변할 수 없었던 시간의 무게를
한 줌은 손에 쥐고 문을 나선다.
가치 있는 삶이고,
고귀한 존재이며
살아 숨 쉬고 있음에
절로 감사한 그대들이니
오늘의 이 비를 두려워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