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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story Jul 04. 2024

[Day 4] 7월 100km 달리기

달리기와 업무의 성과는 어떻게 연관되는가

기상 5:10

인터벌 러닝: 웜업-(1m30s 러닝+1m 휴식)*15회-쿨다운

체중: 99.5kg



4일 차 달리기 성공.



오늘은 꽤 금방 눈이 떠졌습니다. 해가 일찍 뜨는 영향도 있겠다 싶고, 조금씩 다시 습관이 잡혀가고 있는 새벽 달리기가 저의 루틴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좀 여유 있게 출근해도 되는 날이라, 샤워하고 마이너스 쉐이크 하나 먹고 거실에서 시원한 선풍기 바람 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마흔 넘어 마련한 나의 집에, 사랑하는 아내와 딸 그리고 아들. 늘 하고 싶던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나의 직장 그리고 뛰어난 동료들. 잘게 잘게 썰어 본 일상의 단면은 어려움과 괴로움의 연속이지만, 멀리서 조망해 보면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이런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것 자체가 축복이지 싶어요. 오늘은 임원들 저녁 식사까지 있는 날이라 늦게까지 타이트한 일정이겠지만 그래도 잘 보내보려 애써봐야겠습니다. 주요 포지션의 채용 인터뷰도 2시간 예정되어 있고 중요한 결정도 해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거의 50분가량을 달렸습니다. 인터벌이긴 하지만 조깅하는 정도의 강도로 15회 반복했고 아쉽게도 5km를 채우진 못했지만 만족했던 새벽 운동이었습니다. 오늘은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있는 한적한 곳에서 달렸어요. 확실히 넓고 조용하긴 했지만, 단조로운 코스였고 달리는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약간의 업힐과 다운힐, 그리고 이때 느껴지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게 저는 더 즐겁더라고요. 그래도 15회를 잘 반복하고 쿨 다운으로 가볍게 조깅하고 마무리했습니다.



개운합니다. 달리기를 매일의 운동으로 생각하고 재미를 붙였던 것이 22년도 4월이었어요. 당시 육아휴직 중이었고, 마흔 중반 이후의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던 때였습니다. 첫째 딸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휴직기간 동안 저는 둘째 녀석의 어린이집 등하원을 챙겼습니다.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일을 하고, 경제적인 안정을 이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시도하던 시기였어요. 소소한 성과도 있었고 때때로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이때 저의 하루에 큰 힘이 되어준 것이 ‘동네 한 바퀴 달리기’였어요. 당시에도 조금씩 러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보도가 조금씩 늘어나던 때였는데 이런저런 유튜브 영상 통해서 잘 달리는 법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욕심도 나고, 지금의 내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페이스를 높여가며 달리기도 하고, 그래서 얼마 못 가 또 걷게 되기를 반복했어요. 그러다 깨달은 것이 조금 느리더라도 오래 달릴 수 있는 LSD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이렇게 달릴 때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일정 시점에 도달하면 다리가 알아서 달려주는 기분도 들어요. 그렇게 편한 상태로 계속 달리게 됩니다. 그러다 힘들면 잠시 쉬기도 하죠.



중요한 나만의 페이스로 꾸준히 달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장의 기록이나 대회가 아니라면, 나의 건강과 성장을 위한 것이라면 나의 관점에서 만족스럽고 뿌듯한 감정이 들면 그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오늘은, 또 내일은 무슨 일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저 끝까지 나만의 속도로 계속 달려볼 수 있는 힘을 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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