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선정에 감사하며
Part 1)
블로그에 첫 글을 쓰기 시작했던 2016년 5월부터, 내가 지나 온 힘든 시간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했다. 잘 써 보겠다 혹은 좋은 글을 지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퇴사를 앞두고 했던 수많은 고민과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들에 공감하고, 더불어 내가 용기를 얻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글들을 찾는 것이 어려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함 만이 커져왔다.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다.
누군가는 그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마주할 텐데 그 당시 내겐 '영웅전'이나 '위인전'과도 같았을 그런 이야기들을 찾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나의 글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그러다 먹고사는 현실적인 문제와 이상적인 글쓰기 사이에서 고민하던 나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고 경제활동의 프로세스를 재 가동하기 시작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게 멀어져 있었다.
Part 2)
2020년, 작년 한 해 나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름 성공적으로 해냈고, 그 안에서 많은 결과도 만들어 내었던 첫 번째 이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4년 차 되던 작년 하반기에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두 번째 이직을 시도했고 이 또한 어렵지 않게 안착할 수 있었다. 지금 보면, 나는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 운이라는 것이 대부분 가장 어려운 시기에, 심장 쫄깃해지는 후반부에 다다라서야 터지곤 했으니 더더욱 난 '운발 좋다' 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겨울이 되고, 나의 3P Plan에서 가장 크고 어려웠던 주택의 문제를 '주택청약'이라는 제도를 통해 해결하게 되는 정말 믿기지 않는 일마저 일어났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작년 하반기에 연이어서 나에게 일어났다. 아내는 좋은 곳으로 직장을 옮겼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나의 선택을 옹호해 주었고 가까운 지인은 내가 '개운'한 시기에 있다고도 했다. 뭐가 되었든 감사한 일이다.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Part 3)
두 번째 이직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마흔둘에 그래도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지지 못한 것에 집착하고 아쉬워하던 사고의 패턴도 여유를 찾아간다. 그러면서부터 였던가. 이런 생각들이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 나답게 살고 있는 걸까
직장 생활을 하고 돈을 벌고, 아빠와 남편의 역할을 하고, 그러다 지치면 소중한 지인들과 술 한잔하는 일 말고 정말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내가 원했던 삶은, 내가 꿈꾸는 삶은 그저 다음 생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안될 말이었다. 그렇게 방치하기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애틋했다. 우리의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지능력이 자라 난 두 아이의 눈에, 그저 일만 하던 아빠의 모습만을 남겨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되짚어보기 시작했고, 말 만 늘어놓던 '글을 쓰는 인생'을 꾸준히 해보자 생각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되었다. 한동안 놓았던 나의 꿈으로 다가가는 여정을.
Part 4)
막연하게나마 도전해 봐야지 생각했던 '브런치'를 떠올린 건, 블로그에 조금씩 글이 늘어가던 그때쯤이었다. '왜 이렇게 밖에 못쓰지'라는 생각과 '난 전문 작가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순환의 굴레처럼 오고 갔지만, 나의 이야기를 가장 잘 써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는 생각으로, 지난 일요일 밤에 지원했고 어제 그렇게 '브런치 작가'라는 부캐를 얻을 수 있었다. 덤덤하면서도 기뻤다. 아니 정말 정말 감사했고 행복했다. 누군가의 삶과 성장에 나의 기록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벅차올랐다.
지나고 보니, 여전히 우리의 삶도 조직의 성장과 마찬가지다. 가장 기초가 되고, 기본이 되는, 가장 중요한 행동을 지속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그 어떤 스킬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그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학생은, 매일매일 꾸준히 지치지 않고 정해진 절대량을 공부하는 것은 기본이다. 세일즈를 잘하고 싶은 사람은, 세일즈의 대상을 매일 찾아내고 만나고 통화하며 세일즈를 하는 그 활동 자체를 지속 반복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다. 조훈현 9단의 <<고수의 생각법>>을 읽으며 기본기의 중요성에 대해 사색했던 기억들이 스쳐간다.
무엇이든, 변화하고 싶고 이루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본다. 감사한 시간이다. 넘치도록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조금이나마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이 공간에서, 내가 바라는 대로 한 계단 두 계단 오로지 나의 속도로 꾸준히 올라보고자 한다.
때로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성장을 위해 선잠을 잘 수밖에 없었던 그 많은 시간들의 누적이 오늘까지 왔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감사한 오늘의 시간을 만들어 준 나의 힘들었던 어제와, 그렇게 기다려주고 버텨주었던 나 자신을 더 아껴주고 사랑하는 오늘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