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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님





의.식.주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다. 입고 먹고 자는 생활공간이 사람에게 중요하고 많은 영향을 끼치며 그것이 하나의 문화가 된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이 있다고 보는데 그건 사람사이의 관계, 교류, 연이 아닐까 생각한다. 의식주 세 가지가 풍족하게 갖추어져 있어도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면 굉장히 덧없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로 인해 내가 사는 공간이 달라지고 먹는 게, 입는 게 달라졌지만 그것을 나눌 사람이 아직은 많지 않아 한계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래서 좋은 것도 나아진 것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과거 살던 곳을 그리워한다거나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곳에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좀 더 커지기를 기대한다는 거다.



예전 동네 엄마들과 연락하고 만나는 내가 남편은 이상한가 보다. 멀리 왔는데 예전처럼 지내는 게 말이 되냐는 입장인데. 아직 나에게 연의 물길이 그곳에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물은 길이 난 곳으로 흐를 수밖에.



봄이 되고 꽃이 피고 새로운 연이 만개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의식주

#연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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