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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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하는 꿈을 많이 꾼다. 연예인 매니저도 되었다가 전시회 기획자도 됐다가 생전 해보지 못했던 일을 마구 처리하는 상황에 자꾸 놓인다. 꿈은 현실의 반영이라는데 일을 하고 싶어서 인지, 쉬면서도 쉬지 못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참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지지가 않는다.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작은 소식, 문자, 전화에도 온 신경이 곤두선다.
정말 딱 끊는 날이 오면 그땐 괜찮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가정은 가정일 뿐, 현실이 아니기에 현실감 있게 다가오지 않는 걸까?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괜찮아지는 걸까? 나약한 사람 꼬리표가 붙는 건 싫은데. 왜 자꾸 한 사람 한 사람이 같은 편처럼 느껴질까. 아니 그래도 이제 소용도 없는데 그러던 말든 내 알바 아닌데도 왜 신경을 끄지 못하는 걸까.
가장 두려운 건, 그 일로 인해 내가 나를 가두는 일이 벌어질까 봐다.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내 발에 질질 끌려온 그림자에 매여있는 거다. 툭툭 털자. 처음처럼 새 옷은 아니지만 안 터는 거보다 훨씬 보기 좋다.
그리운 건 아니겠지? 내가 바라고 원하는 대로 됐음 하는 헛된 희망이 있는 건 아니겠지. 왜 놓지를 못하는 걸까. 아니라는 거 알면서도 0.00001% 가능성이라도 마주하고 싶은 건 왜일까.
#연말정산
#휴식이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