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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mare

by 작가님



술을 마셨다. 낙지, 소라, 관자 등 해산물과 함께 하니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한 병이 두 병이 된다. 이렇게 마시고 놀아도 되나 싶게 낮부터 밤까지 놀았다. 다들 엄마의 무게를 견디고 살면서 가끔은 자유롭고 싶은 마음일 게다. 비틀거리며 마지막 남은 정신력으로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그리고 꿈을 꿨다. 오래전 살았던 단독주택에서 이사준비를 하는 내가 있다. 끝없이 버릴 물 건이 나온다. 철 지난 목욕 용품부터 어항까지. 맞아. 그 시절 아빠는 커다란 수족관에 어느 날은 잉어를 키우고 어떤 때는 열대어를 길렀다. 꿈속에서는 물이 별로 없는 커다란 어항에 잉어가 뼈를 앙상하게 보이며 힘겹게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난 항공기 사고 현장의 옵저버가 되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대피했는지 생생하게 보고 들었다. 살아남은 2명의 스튜어디어스가 하는 말까지. 다행히도 꿈에서는 비행기는 갯벌에 떨어졌고 비행기 안에서 나오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 현실인지 환상인지 갯벌에서 사람들은 마네킹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기이하고 요상한 꿈은 숙취로 남아 나를 멀미 나게 했다. 나쁜 생각을 떨쳐버리 듯 머리를 두세 번 저었다. 그리고 도착한 시골에서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세찬 비바람을 맞으며 발갛게 된 손을 달달 떨며 절을 하고 술잔을 산소에 뿌렸다. 그리고 나니 해가 났다.



누군가가 그리우면 자꾸 폭주하게 된다. 그림자를 찾아 서성이게 된다. 이제 그만 그리워하면 좋겠다.





#꿈

#nightmare

#잉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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